금융당국·은행권, 추가 대출한도 배분 논의
농협은행, 80여일만에 변동형 주담대 재개
이주비·중도금·잔금 대출 우선 공급…주담대 확산 여부 변수
정부의 가계부채 총량규제 완화로 확보된 30조원의 대출한도를 놓고 금융당국과 주요 금융권 간 세부 배분 작업이 본격화됐다. NH농협은행이 시중은행 중 처음으로 변동형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취급을 재개하면서, 은행별 추가 한도가 확정될 경우 주담대와 전세자금대출 등 가계대출 공급 여력도 순차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금융회사들을 소집해 금융회사별 가계부채 총량 목표 조정과 추가 대출여력 배분 방안을 논의한다. 지난 13일 발표된 '부동산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종합대책' 이후 추가 대출여력을 실제 금융회사에 배분하기 위한 첫 실무 논의다. 금융회사별 배분 규모와 산정 기준, 공급 우선순위 등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조정으로 금융권 전체의 올해 가계대출 증가 여력은 기존 약 30조원에서 약 60조원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추산된다. 단순 계산으로 약 30조원의 추가 여력이 생기는 셈이다. 다만 이 돈이 은행별로 동일한 비율로 배분될 가능성은 낮다는 게 금융권의 관측이다.
은행별로 이미 소진한 가계대출한도와 대출 수요, 주택공급 물량, 자본 여력 등이 다른 만큼 당국이 일률적인 배분 방식을 적용하긴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상반기 총량한도를 빠르게 소진한 은행에 어느 정도 추가 여력을 부여할지가 관심사다.
추가 한도를 충분히 확보한 은행은 하반기 주담대 영업을 정상화할 수 있지만 특정 은행에 물량이 집중될 경우 은행 간 대출 경쟁이 다시 과열될 가능성도 있다. 이에 금융당국은 단순 시장점유율보다는 실수요 자금 공급 실적과 향후 주택공급 물량, 금융회사별 여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권에서는 이미 총량규제 완화에 따른 첫 조치가 나왔다. 농협은행은 20일부터 대표 변동형 주담대 상품인 'NH주택담보대출'의 신규 취급을 재개한다. 지난 6월 1일 가계대출 총량관리 차원에서 신규 대출을 전면 중단한 지 약 80일 만이다.
은행별 대출 재개 여부 외에도 재건축·재개발 이주비, 신축 아파트 중도금·잔금 대출 등 주택공급과 직접 연결된 자금에도 관심이 쏠린다.
금융당국은 총량을 늘리면서도 이를 모든 가계대출에 일률적으로 풀기보다는 주택공급과 청년·실수요자 지원 등에 우선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이주비·중도금·잔금 대출 등 주택공급 관련 주담대는 총량관리 목표와 별도로 관리하기로 한 만큼 관련 대출의 공급 차질은 이전보다 완화될 가능성이 크다.
관건은 기존 아파트를 매수하려는 수요자에게까지 대출여력이 얼마나 배분될지다. 신축 분양이나 재건축·재개발 사업과 달리 기존 주택 매매에 필요한 일반 주담대까지 충분한 여력이 돌아갈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추가 대출여력이 주택시장으로 과도하게 유입될 경우 집값 상승을 다시 자극할 수 있어 금융당국으로서도 전면적인 규제 완화에는 신중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총량 확대는 대출규제를 전면적으로 푸는 것이라기보다 실수요와 주택공급에 필요한 자금의 숨통을 틔워주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은행별 추가 한도가 확정되면 주담대 등 일부 상품의 취급 제한은 완화되겠지만, 집값 상승 등 시장상황을 고려해 은행들이 대출 공급 속도를 탄력적으로 조절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주형연 기자 jh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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