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참여로 마련한 기부금 3억원
소상공인 6600명 재해보험료 지원
침수피해 사업장서 첫 보상 사례
지난달 18일 집중호우가 인천 무의도를 덮치면서 여운민씨가 운영하는 수중레저시설이 물에 잠겼다. 식당과 다이빙 풀장에 빗물과 토사가 밀려들어 냉장고와 테이블, 의자는 물론 샤워장과 라커 시설까지 모두 사용할 수 없게 됐다. 여름 성수기를 맞아 잡혀 있던 예약도 전부 취소해야 했다.
막대한 복구비를 홀로 떠안을 뻔한 여씨에게 버팀목이 된 것은 우리금융그룹의 지원으로 가입한 풍수해보험이었다. 여씨는 약 2800만원의 보험금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4월 시작된 '우리 소상공인 사회안전망 지원사업'을 통해 보험에 가입한 소상공인 가운데 실제 피해 보상으로 이어진 첫 사례다.
여씨는 "기계부터 작은 집기까지 쓸 수 있는 것이 하나도 없어 모두 새로 바꿔야 하는 상황이었다"며 "보험금 덕분에 급한 물품과 기기를 구매하고 빠르게 영업을 재개할 힘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어 "보험에 가입하지 않았다면 영업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막대한 복구비용까지 전부 사비로 부담해야 했다"며 "직접 피해를 겪고 보니 풍수해보험은 소상공인에게 선택이 아니라 최소한의 안전장치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다"고 설명했다.
우리금융의 소상공인 사회안전망 지원 사업은 지난해 진행한 그룹 통합 프로모션 '우리금융 다함께 페스타'에서 시작됐다. 당시 우리금융은 고객이 '우리 다함께 희망을 나눠요' 코너를 한 번 클릭할 때마다 1000원을 기부하는 방식으로 총 3억원을 적립했다.
우리금융은 적립한 기부금을 소상공인연합회에 전달하고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취약지역 소상공인의 풍수해·화재 보험료를 지원하는 데 활용했다. 지원 대상은 약 6600명이며 보험 가입 기간은 지난 4월부터 내년 4월까지다.
전국 소상공인은 사업장 층수와 형태 등 기본 요건을 충족하면 온라인 전용 링크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사업장 주소 등 자격을 확인한 뒤 가입 확인서를 발급하며, 사고가 발생하면 피해 접수와 보험금 청구 절차도 안내한다.
여씨 역시 인천 중구 소상공인연합회에서 안내한 지원사업 정보를 접한 뒤 혹시 모를 피해에 대비해 보험에 가입했다. 침수피해가 발생하자 연합회의 안내를 받아 보험사에 사고를 접수했고, 손해사정인의 현장 확인을 거쳐 보험금 청구 절차를 밟았다.
소상공인은 풍수해와 화재에 취약하지만 보험 가입률은 저조하다. 우리금융 측에 따르면 소상공인의 풍수해보험 가입률은 0%대에 그쳤다. 전통시장 화재보험 가입률도 26% 수준이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보험료의 상당 부분을 지원하더라도 소상공인이 내야 하는 자부담금과 가입 절차 등이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고물가와 내수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임대료와 인건비, 재료비를 우선 부담해야 하는 소상공인에게 당장 발생하지 않은 재해에 대비한 보험료는 후순위로 밀리기 쉽다. 반면 집중호우나 화재가 실제 발생하면 시설 복구비뿐 아니라 영업 중단에 따른 손실까지 겹쳐 폐업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
우리금융은 사회안전망 보험료 지원과 함께 지역사회에서 선한 영향력을 실천하는 소상공인을 발굴·지원하는 '우리동네 선한가게' 등 상생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일회성 자금 지원을 넘어 소상공인의 영업 기반과 재난 대응력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포용금융의 지원 범위를 넓히고 있다.
이종학 소상공인연합회 본부장은 "소상공인에게는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재난보다 매달 내야 하는 임대료와 재료비가 더 급할 수밖에 없다"며 "우리금융의 자부담금 지원은 그동안 가입을 망설였던 소상공인이 최소한의 안전망을 갖출 수 있도록 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집중호우나 화재는 단순한 재산피해를 넘어 폐업과 생계 위기로 직결될 수 있다"며 "민간 금융사의 보험료 지원은 일회성 기부를 넘어 소상공인 사회안전망의 빈틈을 메우는 실질적인 상생 사례"라고 덧붙였다.
유진아 기자 gnyu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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