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관협의체 이달 중 논의 마무리
소비자단체 “선택권 제한” 반대
공정위·영진위도 일률 규제 우려
극장 개봉 영화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 다른 플랫폼에 공개되기까지 일정 기간을 두는 ‘홀드백’을 둘러싼 논의가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소비자단체들이 선택권을 제한할 수 있다며 잇따라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영화산업 활성화를 위해 극장 상영 기간을 보장한다는 취지지만, 정작 정책의 영향을 받는 소비자는 논의 과정에서 배제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18일 성명을 내고 “일률적인 6개월 홀드백 의무화에 반대한다”며 “소비자의 선택권과 편익을 중심에 둔 영화산업 대책과 구조적 문제 개선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소비자단체 컨슈머워치도 이날 논평을 통해 “산업을 살리는 가장 지속가능한 방법은 소비자를 기다리게 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기꺼이 선택할 상품과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라며 “정부는 홀드백을 새로운 유통 규제로 만들기보다 사업자들의 자율적 선택과 플랫폼 간 경쟁을 최대한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코로나19 이후 극장 관객이 줄고 한국 영화 수익성이 악화됨에 따라 홀드백 도입을 논의해왔다. 극장 개봉작이 OTT 등 후속 플랫폼으로 넘어가는 시점을 늦춰 극장 상영 기간을 확보하고, 제작·투자·배급 등 영화산업 전반의 수익 구조를 개선하겠다는 취지다.
국회에서도 홀드백 법제화가 추진되고 있다. 임오경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극장에서 개봉한 영화를 일정 기간 다른 매체를 통해 제공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의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런 가운데 문화체육관광부와 영화진흥위원회는 지난 5월 ‘한국 영화 유통구조 개선을 위한 민관협의체’를 출범시켰다. 협의체에서는 홀드백을 비롯해 한국 영화의 수익구조 정상화와 극장·OTT 등 유통 플랫폼 간 상생 방안을 논의해왔으며, 이달 중 논의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협의체에는 이은 한국영화제작가협회 대표, 이화배 배급사연대 대표, 신한식 한국영화관산업협회 본부장, 유용화 한국IPTV방송협회 회장 등 영화산업 관계자 22명이 참여하고 있으나 소비자단체는 포함되지 않았다.
관계 기관에서도 홀드백을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데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해당 개정안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OTT 서비스를 극장 상영 후 6개월까지 제한하는 방안에 대해 경쟁 제한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OTT 시장에서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상품과 사업자가 줄어들고 소비자 후생이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영진위 역시 일률적인 홀드백 기간을 법률로 규정하는 방안에 ‘신중 검토’ 의견을 냈다. 홀드백 기간을 동일하게 적용할 경우 중소규모 영화의 수익 기회가 줄어 제작이 위축될 수 있고, 대작 영화도 극장·IPTV 동시상영이나 OTT 선판매 등 기존 수익모델을 활용하는 데 제약을 받을 수 있다는 의견이다.
이혜선 기자(hslee@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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