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스 슈티르너, 유일자와 그의 소유
박종성 지음 / 커뮤니케이션북스 펴냄
우리는 누구의 삶을 살고 있는가. 스스로 선택하며 산다고 믿지만 돌아보면 국가와 사회, 종교와 도덕, 조직이 정해 놓은 가치에 자신을 맞추느라 분주하다. 독일 철학자 막스 슈티르너(1806~1856)는 이 지점에서 질문을 던진다. 어떻게 우리의 삶을 우리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을까, 그리고 어떻게 외부의 힘에 종속되지 않고 나 자신을 창조하며 소유할 수 있을까.
슈티르너는 바이에른주 바이로이트에서 태어났다. 베를린 훔볼트대학교에서 문헌학·신학·철학을 공부하며 헤겔의 강의를 들었고, 1841년부터 급진적 지식인 모임인 '자유인'에 참여했다. 주저로 '유일자와 그의 소유'가 있다. 이 책을 둘러싸고 벌어진 논쟁에 '슈티르너 비평가들'을 써서 반박했다. 1852년 '반동의 역사'를 썼고, 1856년 벌레에 물린 뒤 열병을 앓다가 그해 6월 25일 사망했다. 그의 사상은 당대부터 거센 논쟁을 불렀다. 마르크스와 엥겔스는 '독일 이데올로기'에서 300쪽 넘게 할애해 그를 공격했다. 이는 슈티르너가 마르크스와 헤겔 좌파들에게 미친 막대한 영향을 방증한다. 이후에는 시대에 따라 니체의 선구자, 실존주의의 원류, 초기 포스트구조주의자, 개인주의 아나키즘의 시조로 재평가받았다. 슈티르너의 사유가 지속력과 여러 세대에 유효한 가치를 지니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책은 슈티르너의 핵심 저작 '유일자와 그의 소유'를 중심으로 그의 사상을 열 가지 키워드로 살핀다. 책을 관통하는 개념은 '자기중심성'이다. 여기서 자기중심주의는 흔히 말하는 이기주의와 다르다. 국가·신·인류·사회처럼 개인 위에 군림하는 '신성한 것'에서 벗어나 삶의 주인이 되라는 주문이다. 그 출발점은 '창조가 깃든 무'다. 정해진 본질이 없기 때문에 오히려 내가 나 자신과 내 삶의 가치·목표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의미다. 예컨대 사회가 돈과 지위를 성공의 기준으로 내세우더라도 거기에 얽매일 필요는 없다. 무엇이 성공이고 어떤 삶이 가치 있는지는 내가 스스로 정하고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는 어느 때보다 자유로운 시대를 살지만 정작 '나답게' 살기는 쉽지 않다. 슈티르너는 남이 만든 기준과 욕망에서 벗어나 나만의 삶을 되찾으라고 말한다. 결국 내가 원하는 삶을 사는 것, 그것이 내 인생의 주인이 되는 길이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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