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SK 등 3개팀 다음 단계로
내년 초 최종 2팀 선정할 예정
美·中 프런티어AI 추격 버거워
미토스 쇼크 등에 새 대안 필요
원팀 선정 등 전면 개편 구상도
정부가 독자 인공지능(AI) 모델 개발 방식을 재검토한다. 그동안 이어온 ‘기업 간 서바이벌’ 형태로는 미국·중국 등의 프런티어AI를 따라잡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국가적으로 역량을 집중할 수 있도록 대안을 마련해 소버린(주권) AI를 위한 승부수를 띄울 계획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독파모) 프로젝트 2차 단계평가에서 LG AI연구원·SK텔레콤·업스테이지(알파벳순) 3개 정예팀이 다음 단계에 진출한다고 밝혔다. 모티프는 탈락했다. 정부는 하반기 3단계에 착수해 내년 초 최종 2개 팀을 가릴 예정이다.
다만, 내년에도 독파모 사업이 그대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미국 에포크AI의 ‘주목할 만한 AI 모델’에 미국·중국 외엔 유일하게 한국 모델들이 4개 정예팀 모두 등재되는 등 성과를 올렸지만, 그 미국·중국 프런티어 AI들의 발전 속도가 너무 빠르기 때문이다.
문제는 규모와 속도다. 스탠퍼드대 ‘AI 인덱스 2026’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민간 AI 투자는 2859억달러로 한국(17억8000만달러)의 160배였다. 정부가 독파모 3개 팀에 하반기 지원할 그래픽처리장치(GPU) 비용은 6개월 기준 총 1200억원인데, 오픈AI가 지난 3월 투자라운드 한 번에 확보한 1220억달러의 0.07% 수준에 그친다.
이런 가운데 상반기 세계를 강타했던 ‘미토스 쇼크’는 최첨단 모델에 대한 선별적 접근과 통제 가능성을 인식시키며 소버린 AI 필요성을 다시 한 번 부각시켰다. 또 지난달 오픈AI의 AI 모델 기반 에이전트들이 스스로 내부 통제를 벗어나 허깅페이스를 해킹하는 사건도 일어나면서 기술이 곧 안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이는 정부가 독파모 틀을 다시 짜려는 이유다. 현재 과기정통부가 예산 당국과 협의 중인 ‘프런티어 AI 사업’(가칭)이 확정되면 독파모 사업이 재편 또는 흡수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2개 팀이 아닌 하나의 컨소시엄, 즉 ‘코리아 원팀’을 선정하는 구상까지 거론된다.
류제명 과기정통부 제2차관은 브리핑에서 “지금 같은 지원규모나 경쟁방식으로 따라갈 수 있는 환경인지 정예팀들과 계속 토론해왔다”며 “프런티어 모델과 경쟁 가능하도록 방식을 재편하자는 공감대가 있고, 이런 방향으로 고민하며 기업들과도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요 선진국들도 ‘선택과 집중’으로 가는 분위기다. 유럽연합(EU)은 단일 컨소시엄 ‘유로파’를 뽑아 유로HPC 컴퓨팅 자원의 최대 2.5%를 1년간 지원한다. 일본도 소니·소프트뱅크·NEC·혼다 등 44개사가 출자한 ‘노에트라’ 중심으로 자국 멀티모달 기반모델 개발에 착수했다.
조성배 연세대 컴퓨터과학과 교수는 “우리끼리 경쟁하는 게 저변 확대엔 도움이 됐지만, 기술 선도국 추격 등에 효과적인지는 의문이다. 힘을 합쳐도 모자랄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앞으로 우리도 최상의 모델을 만들기 위해 전략적으로 연합하고 수단·방법을 총동원하는 등 국가 차원에서 총력전을 펼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독파모 2차 평가 직전 불거진 ‘벤치맥싱’(특정 시험용 과잉 최적화) 의혹엔 과기정통부 의뢰를 받은 아티피셜애널리시스(AA)가 체계적 암기나 과적합을 입증할 단서를 찾지 못했다고 회신했다. 정부는 이 문제를 평가에 반영하지 않았다.
팽동현 기자 dhp@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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