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주택 단지 모습. [연합뉴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주택 단지 모습. [연합뉴스]

정부가 내놓은 지분적립형·수익공유형 주택은 청년과 무주택 서민을 위한 ‘진짜 반값주택’이 될 수 있을까.

무주택 서민의 마지막 내 집 마련 사다리로 여겨졌던 공공분양마저 6억원을 넘어섰다.

정부는 대안으로 지분적립형·수익공유형 등 반값주택을 꺼냈지만, 비싸진 집값 자체를 낮추기보다 돈을 나눠 내거나 시세차익을 공유하는 방식에 가까워 실질적인 주거비 부담을 얼마나 덜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정부는 8·13 주택 신속공급 방안에서 규제지역 전용면적 55㎡ 공공분양주택 가격이 6억3000만원 수준이라고 밝혔다. 주택담보대출을 최대한 활용하더라도 자산이 3억6000만원에 미치지 못하는 가구는 사실상 구입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내놨다. 공공분양조차 상당한 종잣돈이 있어야 진입할 수 있을 만큼 비싸졌다는 점을 정부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30대 평균 순자산은 2억5000만원 수준이다.

이에 정부는 공공분양 물량의 약 15%를 지분적립형이나 수익공유형으로 공급하기로 했다. 자산이 부족한 청년과 무주택자가 적은 초기 자금으로 공공분양에 진입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두 유형 모두 한꺼번에 마련해야 하는 자기자본 부담을 줄여 공공분양의 진입 문턱을 낮추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지분적립형은 초기 취득 지분을 줄여 당장 필요한 목돈을 낮추지만 향후 나머지 지분을 취득해야 하는 부담이 남는다. 수익공유형 역시 낮은 초기 부담의 대가로 향후 발생하는 시세차익을 공공과 나누게 된다.

결국 높은 택지비와 건축비가 그대로인 상태에서 지불 방식과 소유 구조만 바꾼다면 반값주택이라는 이름과 달리 생애 전체에 걸친 주거비 부담을 크게 낮추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지난 6월 공급된 고양창릉 S-3블록 이익공유형 공공분양의 평균 분양가는 전용 59㎡가 4억9000만원대로 5억원에 육박했다. 시세차익을 공공과 공유하는 조건이 붙었지만 주택가격 자체가 파격적으로 낮아진 것은 아니었다.

반면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가 마곡지구에서 공급한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은 땅을 공공이 계속 보유하고 건물만 분양하는 방식을 택했다. 비싼 토지비를 건물 분양가격에서 떼어내면서 전용 59㎡ 분양가는 2억9000만~3억4000만원 수준으로 낮아졌다. 다만 수분양자는 별도로 월 66만3900원의 토지 임대료를 부담한다.

고양창릉과 마곡의 가격 차이는 반값주택 정책의 핵심이 소유 방식을 바꾸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집값 자체를 얼마나 낮추느냐에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당장 내야 할 돈을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높은 토지비 등 분양가를 끌어올리는 원가를 얼마나 낮출 수 있느냐가 서민의 실질적인 부담을 줄이는 관건인 셈이다.

정부가 함께 내놓은 보편형 공공임대주택도 기존 공공임대와 얼마나 차별화할 수 있을지가 과제다.

정부는 서울 도심과 3기 신도시 역세권 등 우수 입지에 민간주택 수준의 품질을 갖춘 보편형 공공임대를 신설하고, 물량의 50% 이상을 무주택 청년층에게 공급할 계획이다.

기본 거주기간은 6년으로 하되 출산 등에 따라 연장하고, 미성년 자녀가 3명 이상이면 최대 20년까지 거주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하지만 새로운 유형을 추가하는 것만으로 주거비 부담이 낮아지는 것은 아니다. 기존 통합공공임대와 입주 대상이나 임대료, 거주기간 등에서 뚜렷한 차별성을 만들어내지 못하면 이름과 입주 기준만 다른 유사 상품이 늘어나 공공주택 체계만 복잡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보연 세종대 부동산AI융합학과 교수는 “지분적립형·수익공유형은 분양가 자체를 낮추기보다 지불 시점을 늦추거나 처분이익을 나누는 방식에 가깝다”며 “택지비와 건축비가 그대로라면 소유 방식만 바꿔도 생애 전체 주거비 부담을 실질적으로 낮추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핵심은 상품을 다양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분양가의 원가 구조를 낮추는 것”이라며 “공공택지를 조성원가 수준으로 공급하거나 토지임대부를 확대해 토지비 부담을 구조적으로 덜어내고, 지분적립형도 잔여 지분의 가격 산정과 환매 조건을 명확히 해 수분양자가 미래 부담을 예측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상길 기자(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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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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