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작구 대방동 '윌로우 하우스' 3층 비전홀에 국산 31호 신약 '렉라자'가 전시돼 있다. 사진= 김수연기자 newsnews@
서울 동작구 대방동 '윌로우 하우스' 3층 비전홀에 국산 31호 신약 '렉라자'가 전시돼 있다. 사진= 김수연기자 newsnews@

유한양행 차기 최고경영자(CEO) 경쟁 대진표가 3인 구도로 확정됐다. 내달 최종 후보 확정을 앞두고 레이스가 본격 시작됐다.

18일 디지털타임스 취재 결과 유한양행은 유력한 차기 CEO 후보 중 한 사람인 김열홍 연구개발(R&D) 총괄사장에 대해 등기이사직은 유지하되, 최종 차기 CEO 후보를 정할 때는 투표권을 행사하지 않도록 했다.

이는 유한양행이 김 총괄사장의 차기 CEO 도전을 공식 승인했다는 뜻이다. 김 총괄사장을 '특별한 이해관계가 있는 이사'로 보고 이사회의 차기 CEO 투표 때는 투표권을 가진 사람이 아닌, 도전자 중 한 명으로 평가 받게 한 것이기 때문이다.

유한양행 이사회 규정 제3장 제10조(결의방법) 3항에는 '이사회의 결의에 관하여 특별한 이해관계가 있는 이사는 결의권을 행사하지 못한다'고 명시돼 있다. 후보 당사자가 투표권을 갖게 될 경우 이해관계 충돌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로써 이 회사 차기 CEO 후보는 유재천·이병만 부사장과 김 총괄사장 3명으로 확정됐다. 이들 중 김 총괄사장은 유일한 외부 출신이자 등기이사다.

그동안 유한양행은 차기 CEO 후보를 선임 약 2~4년전부터 부사장으로 승진시켜 최고경영자과정 등 교육을 이수하도록 해왔다. 그러나 앞서 유한양행은 승계 프로그램의 대상 범위를 넓혀 사장 직급인 김 총괄사장을 프로그램에 참가시킨 바 있다. 기존엔 부사장 직급의 '승계 후보자'로 한정했던 워크숍 등 승계 프로그램 대상 또한 지난해 '임원 및 승계후보자'로 확대해 김 총괄사장이 참가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줬다.

여기에 이번에 이사회 멤버의 투표권 문제까지 회사가 명확히 결론을 내면서 김 총괄사장의 차기 CEO 도전 걸림돌은 없어졌다. 김 총괄사장도 완주 의지가 분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총괄사장은 외부 영입 인사 중 차기 CEO 후보군에 유일하게 남은 인물이다. 김 총괄사장과 마찬가지로 외부에서 온 오세웅 중앙연구소장 부사장, 임효영 임상의학본부장 부사장, 이영미 R&BD본부장 부사장 등은 잇따라 회사를 떠났다.

김 총괄사장은 고려대 안암병원 종양혈액내과 교수 출신으로 대한암학회 이사장과 아시아암학회 회장 등을 지낸 종양학 권위자다. 2023년 영입된 이후 신약개발을 책임졌다.

그동안 유한양행에선 12대 CEO인 조권순 대표부터 현 22대 조욱제 대표까지 모두 공채 평사원 출신이 CEO에 오르는 전통이 지켜졌다. 만약 김 총괄사장이 CEO가 될 경우 영입 인사가 오랜 전통을 깨고 사령탑에 오르게 된다.

이번 후보 3인 중 이 부사장과 유 부사장은 정통 '유한맨' 출신이다. 두 사람 모두 영업과 마케팅을 기반으로 성장한 내부 인사다. 이 부사장은 약품사업본부장, 경영관리본부장 등을 역임하며 영업력에 경영관리 전문성까지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유 부사장은 종합병원사업부장, 마케팅부문장을 거쳐 약품사업본부장을 맡고 있다 이들 중 한 사람이 CEO가 되면 '영업통 CEO'의 계보를 잇게 된다.

업계 일각에선 국산 폐암 신약 '렉라자'를 이을 '넥스트 렉라자' 발굴을 위해 R&D와 경영을 분담하는 공동대표 체제로의 전환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유한양행은 2009~2012년 공동대표 체제를 운영한 전례가 있다.

유한양행 차기 CEO 최종 후보는 이르면 다음달 1일 확정된다.

글·사진=김수연 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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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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