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공급 개발 부지 활용 여부를 두고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이견이 엇갈리고 있는 용산공원 내 어린이정원 일대. [연합뉴스]
주택공급 개발 부지 활용 여부를 두고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이견이 엇갈리고 있는 용산공원 내 어린이정원 일대. [연합뉴스]

金 “주택난 해소 위해 유휴부지 개발 필요”

吳 “미래 세대 자산 훼손하는 땜질 처방”

용산공원 특별법 개정안 국회본회의 논의도 주목

“‘닥치고 공급’을 위해 개발될 것인가, 미래 세대를 위한 서울 도심의 ‘허파’로 남을 것인가.”

치솟는 집값을 잡기 위해 “용산공원도 예외일 수 없다”며 배수진을 친 국토교통부와 “미래 세대의 자산을 훼손하는 땜질 처방”이라며 반대에 나선 서울시의 양보 없는 기싸움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가운데 오는 20일 열리는 김윤덕 국토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의 담판과 국회 특별법 처리가 용산공원의 운명을 가를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용산공원 대규모 주택 공급 추진에 나선 정부와 이를 결사반대하는 서울시의 갈등이 오는 20일 중대 분수령을 맞는다. 이날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의 전격 회동이 이뤄지고, 국회에서는 용산공원 개발의 빗장을 푸는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 개정안’이 본회의에 상정되기 때문이다.

양측 모두 면담을 앞두고 협의를 강조하고 있으나, 정부는 개발을 전제로 한 공급 방식을 논의하려 하고 서울시는 개발 자체에 선을 긋고 있어 팽팽한 기싸움이 예상된다. 여야가 공히 부동산 민심 동향을 예의주시하는 상황에서 특별법 개정안이 어떻게 처리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18일 정부와 서울시 등에 따르면 국토부는 지난 13일 주택 공급 대책 발표 이후 용산공원을 주택용지로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비록 정부는 8·13 대책에 용산공원 개발 계획을 명시하진 않았으나, 서울 주택난 해소를 위해 용산공원 전체 면적(약 300만㎡) 중 반환된 어린이정원(약 30만㎡) 일대의 개발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주택 업계는 어린이정원만 활용해도 개발 밀도에 따라 5000~1만가구, 청년·신혼부부 전용 기본주택으로 소형 고밀 개발할 경우 최대 2만가구까지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한다.

청와대도 주택 공급에 힘을 싣고 나섰다. 8·13 대책 발표 당일 하준경 대통령실 경제성장수석은 라디오에 출연해 “굉장히 넓은 땅인데 이용하는 사람이 너무 없다”며 주택 공급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김 장관도 이튿날 기자들에게 “어린이정원이라고 하면 좁은 개념이고 용산공원 전체를 고민하고 있다”며 개발 범위를 더 넓힐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서울에서 대규모 신규 택지 확보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서, 대형 공원 부지를 일부라도 활용해 시장에 확실한 공급 신호를 줘야 한다는 게 정부의 논리다.

반면 서울시는 ‘마지막 도심 녹지 사수’를 외치며 강하게 반발한다. 기후 위기 시대에 시민의 삶을 지키고 미래 세대에 온전히 물려줘야 할 국가 자산인 만큼, 단순한 빈 땅으로 취급해 당장의 공급 목표를 채우기 위한 땜질 처방으로 소모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오 시장은 지난 11일 “용산공원을 보존해 도심 숲으로 만드는 것은 여야, 보수·진보 구분 없이 2007년 특별법 제정 당시 만들어진 도시계획의 원칙”이라며 20년 가까이 지켜온 사회적 합의를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할인 용산구도 반대 입장문을 냈고, 일부 주민들은 어린이정원 앞에 근조 화환 수백 개를 세우며 거세게 항의했다.

실효성에 대한 짙은 의문도 제기된다. 아직 미군으로부터 부지를 모두 반환받지도 못한 데다, 반환 후 필수적인 토양 오염 조사와 정화 작업에만 7~10년이 걸려 당장의 주택난을 풀 카드가 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실제 착공과 입주까지 걸리는 시간을 고려하면 공급 효과가 현저히 떨어진다는 의미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번 정부 공급 대책만 해도 분당신도시 3개를 짓는 규모”라며 “앞으로 5~10년간 이미 발표한 공급 계획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시내 재개발·재건축 속도를 높이는 것이 더 실효성 있는 대책”이라고 꼬집었다.

양측이 평행선을 달리는 가운데 20일 국회의 특별법 논의 결과도 핵심 변수다. 현행 특별법은 미군이 반환한 부지 본체를 공원으로 조성하고, 공원 외 목적으로 용도를 변경하는 것을 엄격히 금지한다.

하지만 지난 3월과 5월 여당 주도로 발의된 개정안은 현재 30%에 이르는 미군 반환 부지부터 공원 조성 계획 수립을 허용하고 부지 오염 정화를 필수로 하는 조항을 담았다. 연초 1·29 대책에서 발표한 캠프킴 등 복합시설조성지구를 고밀 개발하기 위해 공원·녹지 기준을 완화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개정안은 이미 여당 주도로 법사위를 통과해 본회의 처리를 앞두고 있다.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곧바로 본체 부지가 주택용지로 전환되는 것은 아니지만, 서울시와 용산구는 공원 조성 계획 변경이 급물살을 탈 것을 우려한다.

다만 여대야소 국면에서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부정적 여론과 지자체의 거센 반발을 뚫고 여당이 강행 처리하기엔 정치적 부담이 적지 않다. 정부 역시 인허가권을 통해 강행할 수 있지만 “서울시와 합의하겠다”며 연일 여론전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현재 두 기관은 용산 국제업무지구 주택 공급 규모를 두고도 6000가구(서울시)와 1만가구(국토부)로 맞서고 있으며, 시내 그린벨트 해제 문제로도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서울시 측은 “국토부가 용산공원 개발 인허가권을 행사하겠다고 하면 사실상 서울시가 막을 방법은 없다”면서도 “다만 한 번 공원을 훼손하면 되돌리기 어려운 만큼, 국민과 미래 세대를 고려해 끝까지 설득하겠다”고 밝혔다.

박순원 기자(ssun@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박순원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6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