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해협 ‘미국 영토 선언’ 구상 재차 언급
60일 시한 MOU 종료, 이란엔 “백기 들어야”
이란과 해협 협의하는 오만에 욕설 섞어 경고
오만, 美와 이란 사이 중재자 역할에 긴장 고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전쟁을 둘러싸고 그동안 미국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해온 오만에까지 욕설을 섞어 폭격을 위협했다.
이란과의 종전 협상이 진전을 보이지 않는 가운데 중재에 나선 오만을 공개적으로 압박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을 미국 영토로 선언하는 방안도 재차 거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와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날 시한이 만료된 이란과의 종전 양해각서(MOU)를 연장할 의향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란을 향해 “항복의 백기를 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60일간의 협상을 전제로 마련됐던 이란과의 MOU는 이날 공식적으로 종료됐다. 양측이 이미 무력공방을 이어오면서 사실상 효력을 잃은 상태였지만, 이날을 기점으로 형식적으로도 시한이 끝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이란과의 협상 과정에서 오만이 맡은 역할을 묻는 질문에 거칠게 반응했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그는 “오만이 방해한다면 나는 그들을 가차 없이 폭격할 것”이라며 욕설을 섞어 경고했다.
오만은 호르무즈 해협을 사이에 두고 이란과 마주한 국가로 미국의 동맹국이면서도 이란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온 국가다. 최근에는 이란과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 및 관리 방안을 협의하며 중재자 역할을 해왔다.
이란 외무부는 이날 오만과 공동선언문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AFP통신은 양국이 호르무즈 해협 문제를 놓고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과 오만 사이의 긴장도 커지는 모습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걸프 지역에서 중립적인 중재자 역할을 하려는 오만의 노력이 미국 관리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관리들 사이에서는 오만의 접근을 미국의 이익에 적대적인 것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점차 늘고 있다고 WSJ는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오만 폭격 위협을 전하면서, 이날 이란과의 휴전 합의가 공식적으로 무너지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이 시작한 전쟁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데 대한 좌절감을 드러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을 미국 영토로 선언할 수 있다는 구상도 거듭 밝혔다. 그는 “우리는 (해협을) 봉쇄로 통제하고 있고, 나는 (미국) 영토로 선언하는 아이디어가 마음에 든다”며 “우리는 그렇게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일에도 호르무즈 해협을 조만간 미국 영토로 선언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미국이 해협을 통제하고 있다는 자신의 주장을 과장된 표현으로 강조한 것일 가능성도 있지만, 일방적인 영토 선언 가능성을 배제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협상을 원하고 있다는 관측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이란은 심각한 문제에 빠져 있다”며 “인플레이션이 300%이고 나라가 엉망이며 군대는 완전히 패배했다”고 주장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이란에 대한 압박 수위를 한층 높이는 동시에, 중재에 나선 우호국 오만에도 강경한 태도를 취하겠다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이란과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종전 협상의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가운데 미국과 오만, 이란 사이의 외교적 긴장도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규화 대기자(david@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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