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파 정청래 떠나고 실용파 김민석 등장…여야 관계 변화 주목
민생·경제는 협상 여지…조작기소 특검·대법원장 탄핵은 뇌관
‘당정 일치’로 이재명 정부 입법 지원…국민의힘과 충돌 불가피
총선 1년 8개월 앞두고 중도층 공략…대화·타협 가능성 커져
김민석 전 국무총리가 17일 더불어민주당 새 대표로 선출되면서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계속된 여야 대립 구도에도 변화가 생길지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1년 동안 민주당을 이끌며 대여·대야 강경 투쟁을 주도했던 정청래 전 대표와 달리 김 대표는 실용과 협상을 강조해온 만큼 국회 내 대화가 복원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집권여당이 정부의 주요 정책을 입법으로 뒷받침하는 과정에서 국민의힘과 충돌할 사안도 적지 않아 전면적인 관계 개선을 장담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김 대표는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 추진을 뒷받침하기 위해 당정 간 정책 공조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반도체 산업을 비롯한 국가 전략산업 육성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입법 및 예산 지원에 당력을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국민의힘은 정부·여당의 정책에 대한 견제에 나설 방침이다.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과정에서 특정 지역에 대한 지원이 집중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일부 산업 분야의 노동시간 규제 완화 방안 등을 놓고도 여야 간 논쟁이 이어질 전망이다.
부동산 정책 역시 협치 여부를 가를 주요 현안으로 꼽힌다. 김 대표는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재건축·재개발 관련 규제를 완화하고 세제 개편 논의를 추진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주택 공급은 속도가 핵심”이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민주당이 공급 확대에 무게를 두는 반면 국민의힘은 정부의 공공 주도 공급 정책과 부동산 규제 기조 전환을 요구하고 있어 정책 방향을 둘러싼 충돌 가능성이 있다.
사법 현안을 둘러싼 대립은 여야 관계의 최대 변수로 거론된다. 특히 이른바 ‘조작기소 특검’ 논의가 본격화할 경우 여야 간 긴장이 다시 고조될 수 있다.
김 대표는 지난 13일 유튜브 방송에서 “검찰 조작 기소가 명확하면 그 순간에 (공소가) 취소되는 것이 원칙”이라며 “잘못한 검찰이 공소 취소하는 방법과 특검을 만들어 특검에서 취소하는 방법 등 여러 가지가 있다”고 밝혔다.
조작기소 의혹을 객관적으로 규명하는 절차가 필요하다는 게 김 대표의 입장인 만큼 특검 도입을 둘러싼 논의가 본격화할 경우 국민의힘과의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 문제 역시 잠재적인 갈등 요인이다. 김 대표는 전당대회 과정에서 송영길 의원이 제기한 조 대법원장 탄핵 주장에 공감하는 취지의 입장을 밝힌 바 있어 향후 민주당이 관련 논의를 다시 추진할지 주목된다.
김 대표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간 관계도 여야 협치의 변수다. 정치적 노선과 현안에 대한 입장 차이가 큰 만큼 양당 대표가 실질적인 대화 채널을 구축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다만 민주당 내부의 개혁 입법이 상당 부분 마무리됐다는 점은 여야 협상의 공간을 넓힐 수 있는 요인으로 평가된다.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검찰개혁 법안 등이 처리되면서 민주당의 정책적 무게중심이 민생 현안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주택 공급과 지역경제 활성화, 기업 투자 확대, 민생 지원 등 국민적 관심이 높은 분야에서는 여야가 일정 부분 접점을 찾을 가능성도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야권과의 접촉면을 넓히고 있는 것도 변수다. 이 대통령은 보수 진영 인사를 정부에 기용한 데 이어 최근 국민의힘 의원들과 골프 회동을 하는 등 야당과의 소통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김 대표 역시 과거 국무총리 재임 당시 여야 협력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8월 “국정운영의 동반자인 여·야 국회를 존중하고 협력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이자 정부의 책무”라고 밝혔다.
전당대회 과정에서도 야당과의 관계 개선 의지를 내비쳤다. 김 대표는 “상대적으로 야당 의원들과의 대화가 되는 편이고, 당 대표가 되면 야당과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몇 가지 복안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총선을 앞둔 시점이라는 점도 여야 관계 변화의 변수로 보고 있다.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양당 모두 강성 지지층뿐 아니라 중도층으로 외연을 확장해야 하는 만큼 민생과 경제 분야를 중심으로 제한적인 협상과 타협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결국 김민석 체제의 여야 관계는 협치와 대립이 병존하는 형태가 될 가능성이 크다. 민생·경제 분야에서는 타협의 공간을 넓히면서도 사법·개혁 등 핵심 쟁점에서는 강하게 충돌하는 이중적 국회 운영이 펼쳐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임성원 기자(sone@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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