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만 이탈해도 국힘 저지선 붕괴…‘여권발 정계 개편’ 위기감 고조

李대통령 ‘연임 개헌’ 드라이브에 野 중진들 "우리를 포섭 도구로 쓰지 말라" 선 긋기

"개헌 블랙홀 피할 수 없다면 먼저 던져라"…야권 내 선제적 자체 개헌안 요구 분출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81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마친 후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그 뒤로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당대표 직무대행,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조국혁신당 신장식 대표, 진보당 김종훈 대표,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81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마친 후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그 뒤로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당대표 직무대행,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조국혁신당 신장식 대표, 진보당 김종훈 대표,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국민의힘 소속 중진 의원들 간의 이른바 '개헌 골프' 회동이 단순한 해프닝을 넘어 정계 개편을 겨냥한 고도의 정치적 수순으로 읽히며 파장을 낳고 있다. 야당은 이 대통령의 '연임'을 위한 장기 집권 빌드업이라며 맹공을 퍼붓고 있지만, 당 내부적으로는 얇은 개헌저지선 탓에 의원 빼가기와 권력 재편의 소용돌이에 휘말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역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발단은 이 대통령이 지난달 초 김태호 의원 등과, 앞서 6월에는 주호영 전 국회부의장, 박덕흠 의원, 윤재옥 전 원내대표, 송언석 전 원내대표 등 국힘의힘 소속 정치인들과 가졌던 골프 회동이다. 이를 계기로 접촉면을 늘린 이 대통령이 지난 14일 SNS를 통해 '4년 중임 내지 연임 개헌'을 공식화하면서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골프 회동이 개헌 동력 확보를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이었다는 비판이 터져 나왔다.

논란이 확산되자 회동 당사자들은 일제히 선을 긋고 나섰다. 윤 전 원내대표는 "당시 여야 협치 차원에서 응했을 뿐 개헌의 '개'자도 나오지 않았다"며 여야 합의 없는 개헌에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 송 전 원내대표 역시 "개헌 논의는 이 대통령과 무관해야 한다"고 쐐기를 박았고, 김 의원은 이 대통령이 먼저 연임 포기 의사를 밝히는 것이 진정성을 증명하는 전제 조건이라고 압박했다.

당 지도부와 외곽에서도 이 대통령의 프레임에 말려들어선 안 된다는 경계령이 떨어졌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번 개헌론을 "장기집권을 위한 빌드업"으로 규정했고, 이동훈 개혁신당 수석대변인도 권력 연장 꼼수라며 가세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 역시 "국민이 지켜준 개헌저지선을 지켜야 한다"며 조건부 개헌 논의조차 차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치권에서는 조정식 국회의장이 내년 개헌특위 가동을 예고한 상황에서, 이 대통령이 친명계와 야권 내 개헌론자를 묶는 방식의 정계 개편을 시도할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수세에 몰린 야당이 방어전에만 급급할 것이 아니라 판을 흔들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정현 국민의힘 전 공천관리위원장은 "개헌협의체가 향후 선거제도 개편이나 정당 재편으로 발전할 수 있다"며, 야권이 먼저 권력 분산과 국회 개혁을 담은 자체 개헌안을 선제적으로 제시해 정국 주도권을 되찾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윤정 기자 kking15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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