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연합뉴스]

정부의 ‘제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대상에 금융감독원이 포함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자 금감원 노동조합이 “금융 감독의 최전방을 후선으로 물리는 초악수”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획일적인 지역 균형발전 논리에 갇혀 대한민국 금융 현장의 현실과 ‘소비자 보호’라는 핵심 가치를 훼손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금감원 노조는 17일 성명서를 내고 “소비자와 금융 현장의 목소리를 철저히 외면한 채 대다수 공공기관의 이전이라는 획일적 목표에만 매몰되어 있다”며 정부 구상의 즉각적인 중단과 전면 백지화를 촉구했다.

노조가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현장과의 물리적 단절이다. 금융 산업의 특성상 인프라와 수요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데 감독기구만 지방으로 내려가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현재 금융민원(81.4%), 금융회사 본점(91.6%), 현장검사 대상(88.3%), 상장기업 본사(72.7%)의 대부분이 수도권에 밀집한 점을 언급하며 “금융감독 현장과의 물리적 단절은 심각한 금융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 이전이 현실화할 경우 막대한 행정적·경제적 비효율이 발생할 것이라는 구체적인 우려도 이어졌다. 매년 수백 건에 달하는 인허가 업무, 각종 신고서 수리, 금융사 현장 검사 및 대면 면담을 처리하기 위해 금감원 직원들이 매번 서울로 역출장을 와야 하는 기형적인 업무 구조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러한 행정적 낭비가 궁극적으로 금융소비자의 경제적 부담으로 돌아올 공산이 크다는 점을 강조했다.

노조는 “비효율로 인한 감독 비용의 증가는 곧 금융기관이 짊어져야 할 감독분담금의 상승을 부른다”며 “이는 최종적으로 대출금리와 각종 수수료 인상 등 금융을 이용하는 국민들에게 고스란히 전가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금융감독 업무의 핵심인 ‘전문 인력’의 유출 가능성도 도마 위에 올랐다. 처우와 정주 여건이 악화될 경우 고도의 전문성을 요하는 회계사, 변호사 등 금감원의 핵심 인재들이 대거 민간 금융사나 대형 로펌 등으로 이탈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노조 측은 “지방 이전으로 촉발될 핵심 전문인력의 엑소더스까지 겹치게 되면 대한민국의 금융 감독 역량은 급격히 쇠퇴할 것”이라며 “이에 따른 소비자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할 것인 만큼 지방 이전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형연 기자(jhy@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주형연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