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MS·구글·메타 데이터센터 60곳 분석
수요 위해 가스발전 확대·석탄발전 폐쇄 연기
"REC 구매 통해 상응한 청정에너지에 투자"
미국에서 건설 중인 빅테크 기업들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가 모두 가동될 경우 연간 1억150만톤에 달하는 이산화탄소를 추가로 배출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AI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 급증을 충당하기 위해 전력회사들이 가스발전 확대와 석탄발전소 폐쇄 연기 등에 나서면서 데이터센터 건설 붐이 탄소 감축 노력에 새로운 부담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6일(현지시간)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메타가 미국에서 건설하고 있는 데이터센터 60곳을 분석한 결과, 이들 시설이 모두 가동되면 연간 1억150만톤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할 수 있는 것으로 추산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미국 전력 부문 전체 탄소 배출량의 약 7%에 해당한다. 배출 규모는 석탄발전소 27기가 1년간 배출하는 양 또는 휘발유 승용차 약 2400만대의 연간 배출량과 맞먹는다.
문제는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하는 전력회사들이 청정에너지 투자를 확대하면서도 폭증하는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화석연료 발전을 동시에 늘리고 있다는 점이다.
FT가 분석한 60개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의 전력 공급업체 약 4곳 중 3곳은 신규 가스발전 설비를 계획하거나 건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17%는 규제당국에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설비라고 밝힌 것으로 조사됐다.
석탄발전소를 운영하는 전력회사들의 움직임도 달라지고 있다. 이들 업체의 약 3분의 1은 당초 예정했던 석탄발전소 폐쇄 시점을 늦춘 것으로 나타났다.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가 기존의 탈탄소화 흐름에 제동을 걸고 있는 셈이다.
청정에너지 컨설팅업체 그리드랩의 테일러 맥네어는 신재생에너지 보급에서 최근 몇 년간 상당한 진전이 있었지만, 전력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나면 전력회사들이 가장 손쉬운 대응책으로 가스발전 설비를 추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빅테크 기업들의 자체적인 탄소 배출량도 증가하고 있다. 아마존은 2024~2025년 배출량이 16% 늘었으며, 데이터센터 건설과 배송 차량 연료 사용이 주요 원인이라고 밝혔다. 특히 전력 구매와 관련된 배출량은 34% 증가했다.
MS 역시 같은 기간 데이터센터 인프라 확대를 주요 원인으로 지목하면서 배출량이 25% 증가했다고 보고했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도 사업 확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공급망 활동 증가로 배출량이 18% 늘었다고 밝혔다.
물론 빅테크 4사는 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구매 등을 통해 전력 소비량에 상응하는 청정에너지 투자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알파벳은 지속가능성 보고서에서 AI의 전례 없는 성장과 함께 기후에 미치는 영향도 커지고 있음을 인식하고 있다며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AI 데이터센터가 빠르게 늘어날수록 청정에너지 공급 확대만으로 증가하는 전력 수요를 즉각 충당하기 어려워 화석연료 발전 의존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점에서, AI 산업의 성장과 탄소 감축이라는 두 목표 사이의 충돌이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규화 대기자 david@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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