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엔화 매수 개입 이후 9월 인상론 확산
BOJ 내부서도 "정책 조정 속도 높여야"
미·일 공동 외환시장 개입을 계기로 일본은행(BOJ)의 금리 인상 시계가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확산하면서 일본 국채 금리가 약 30년 만에 최고치로 뛰었다. 엔화 약세를 억제하려면 미국과 일본의 금리 차를 줄여야 한다는 인식이 커진 데다 BOJ 내부에서도 통화정책 정상화를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잇따른 영향이다.
17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일본 채권시장에서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 금리는 한때 연 2.93%까지 상승했다. 1996년 9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채권 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이는 만큼 일본 국채에 대한 매도세가 강해졌다는 의미다.
금리를 끌어올린 배경에는 BOJ의 조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자리 잡고 있다. 지난달 말 미국과 일본이 엔화를 사들이는 공동 외환시장 개입에 나선 이후 시장에서는 BOJ가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추가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외환시장 개입만으로는 엔화 약세를 되돌리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미·일 간 금리 차를 줄이기 위한 BOJ의 정책 대응이 뒤따를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일각에서는 미국 정부가 공동 개입에 나서는 과정에서 BOJ의 9월 금리 인상을 사실상 전제 조건으로 요구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미국이 BOJ의 조기 금리 인상을 지지하고 있다는 신호도 시장의 경계감을 키우고 있다. 일본의 금리 인상이 미·일 금리 차 축소와 엔화 가치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BOJ 내부에서도 통화 긴축을 서둘러야 한다는 의견이 부각됐다. BOJ가 지난 10일 공개한 7월 금융정책결정회의 주요 의견에는 향후 금리 인상 시기가 "시장의 예상보다 빠를 수 있다"거나 "'기다리는 위험이 적다'고 말할 수 없는 만큼 금융완화 정도의 조정 속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는 견해가 담겼다.
시장에서는 외환시장 개입과 BOJ 내부의 매파적 기류가 맞물리면서 일본 국채의 매도 압력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BOJ가 이르면 9~10월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경우 시장금리의 상승 압력도 한층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성태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미·일 양국의 외환시장 개입만으로 엔화의 추세적인 강세를 이끌기에는 역부족인 만큼 엔·달러 환율 안정을 위해서는 BOJ의 조기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며 "미·일의 엔화 약세 저지 공조와 BOJ의 물가 인식을 반영해 다음 금리 인상 예상 시점을 기존 12월에서 9~10월 중으로 앞당겼다"고 분석했다.
유진아 기자 gnyu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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