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임대차 시장의 무게추가 전세에서 월세로 빠르게 기울고 있다.
최근 7년 사이 전세 가구는 3만가구 넘게 줄어든 반면, 반전세를 포함한 월세 가구는 5만가구 이상 급증했다. 깐깐해진 부동산 세제와 시장 여건 변화가 맞물리며 '전세 소멸'이 가속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국가통계포털(KOSIS) 주거실태조사 마이크로데이터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가구는 37만1972가구로 61.9%, 월세(보증금 유·무 포함) 가구는 22만9029가구로 38.1%를 차지했다.
현행 표본 체계로 조사를 시작한 2017년에는 전세 가구가 40만6855가구로 69.7%, 월세 가구가 17만7269가구로 30.3% 수준이었다.
7년 새 전세 비중은 7.8%포인트(p) 하락하고 월세 비중은 같은 폭으로 상승했다. 가구 수로는 월세가 5만1760가구 늘어난 반면 전세는 3만4883가구 감소했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전체 임차가구는 58만4124가구에서 60만1001가구로 약 1만7000가구 증가하는 데 그쳤다.
시기별로 보면 월세 비중은 코로나19 때인 2020년 28.8%(17만2876가구)로 가장 낮았다가 2021년 38.4%로 10%p 가까이 올랐다. 이후 2022년 37.2%, 2023년 35.6%로 낮아졌지만 2024년 다시 38.1%로 상승했다.
통계 작성 기관인 국토연구원 관계자는 "연도별로 금리 등 시장 여건과 사회적 분위기에 따라 등락이 나타날 수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전세가 줄고 월세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선 월세화 흐름이 더 강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실거주를 강조한 정부의 부동산 세제 개편안의 영향으로 전세 시장이 더 위축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다주택자와 비거주 1주택자의 세 부담이 커지면서 주택을 처분하거나 전세 대신 월세를 선택하는 집주인이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날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전세 물건은 2만339건으로 정부가 세제개편안을 발표한 지난 3일(2만800건)과 비교해 2.3%가량 줄었다.
이 기간 월세 물건은 1만7471건에서 1만7327건으로 0.9% 줄어 전세보다 감소폭이 작았다. 같은 기간 서울의 아파트 매매 물건은 5.0% 늘었다.
전문가들은 향후 신규 아파트 공급 부족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보유세 부담 강화로 임대차 물량의 감소와 월세화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총 2만5281가구로, 지난해(3만7103가구)보다 1만1822가구(약 31.9%) 감소할 전망이다.
내년부턴 입주 예정 물량이 2만가구 아래로 떨어진다. 2027년 1만8682가구, 2028년 1만3683가구까지 줄어드는 것으로 집계됐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실거주 의무가 강화되고 보유세 부담이 커지면서 집주인들이 주택 처분에 나서고 이에 따라 전세 물건이 감소하고 있다"며 "세입자들의 전세 대출 장벽도 높아지면서 월세화가 빨라지는 반면, 전반적인 (임대차 물량) 공급은 부족해 가격도 오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안다솜 기자 cotto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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