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공급난에 CXMT·YMTC 검토…애플 “모든 선택지 살펴봐야”
마이크론도 반발…미 정치권 “중국 반도체 업체와 협력 말라”
트럼프, 애플에 미국 내 생산 확대 압박…공급망 재편 속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애플의 중국산 메모리 반도체 도입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문제 삼으며 미국 내 생산 확대를 재차 압박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13일(현지시간) 애플이 중국 업체가 생산한 메모리를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데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러트닉 장관은 “미국의 훌륭한 기업들이 중국산 메모리를 사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애플의 공급망에서 중국산 부품 비중이 커지는 것을 견제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애플은 최근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급등하고 공급 부족 우려가 커지자 중국 업체로 공급처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와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가 후보로 거론된다.
애플이 중국산 메모리를 채택하더라도 중국 시장에서 판매되는 제품을 중심으로 우선 적용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비 칸 애플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중국산 메모리 도입 여부에 대해 구체적인 확인을 피하면서도 공급난을 고려하면 다양한 대안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칸 COO는 “공급 부족의 규모를 감안하면 모든 선택지를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러트닉 장관은 애플의 이 같은 공급망 다변화 움직임에 대해 다른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메모리 문제에는 다른 해결책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가 중국 반도체 업체에 대한 경계 수위를 높이고 있다는 점도 애플의 선택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CXMT는 미 국방부가 중국 인민해방군을 지원하는 기업으로 분류한 이른바 ‘1260H 리스트’에 포함돼 있다. 미국 기업이 CXMT나 YMTC에 특정 제품 정보를 제공할 경우 정부 허가가 필요하지만, 두 업체가 생산한 범용 메모리를 구매하는 행위 자체가 현재 규제 대상에 포함된 것은 아니다.
미국 반도체 업계에서도 애플의 중국산 메모리 사용 가능성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미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은 애플의 중국산 메모리 채택이 미국 내 제조업 확대를 추진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방향과 맞지 않는다는 취지의 의견을 백악관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마이크론의 주요 생산시설이 들어설 예정인 뉴욕·인디애나·아이다호주 출신 상원의원들도 지난달 팀 쿡 애플 CEO에게 중국 반도체 기업과의 협력을 피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 정책을 활용해 미국 기업들의 해외 생산 의존도를 낮추고 미국 내 제조 기반을 확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애플 역시 미국 내 생산과 공급망 확대를 요구받는 기업 가운데 하나다.
러트닉 장관은 애플의 공급망 전략 자체에 대해서도 변화를 주문했다. 그는 “애플은 저임금 노동력을 기반으로 공급망을 구축했지만 이제 첨단 제조업을 기반으로 공급망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애플이 메모리 가격과 공급 안정성을 이유로 중국산 부품을 선택할 경우 미국 정부의 공급망 재편 정책과 충돌할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박양수 기자(yspark@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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