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 위협 의사 내려놓고 오래된 전쟁 끝낼 논의 시작하자”
대북정책 3대 기조 제시…“포용·안정·책임 있는 평화 공존”
한일관계는 과거사 직시 강조…“평화·번영의 새로운 60년 열자”
“새로운 광복 필요…대체 불가 대한민국 향해 나아가야”
이재명 대통령이 광복절을 맞아 북한에 적대와 대결을 중단하고 한반도의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당사자 간 대화를 시작하자고 제안했다.
이 대통령은 1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81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통해 “전쟁을 종식하고 한반도의 불안정한 정전 체제를 평화 체제로 바꾸는 여정에 나설 것”이라며 “서로에 대한 상호 위협 의사를 내려놓고 오래된 전쟁을 끝내기 위한 당사자들 간의 논의를 시작하자”고 밝혔다.
북한의 핵 능력 고도화를 막기 위한 해법도 대화 과정에서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 대통령은 “이를 통해 북의 핵 능력 고도화를 멈출 실효적 방안도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북정책의 방향으로는 ‘포용적 평화 공존’, ‘안정적 평화 공존’, ‘책임 있는 평화 공존’ 등 세 가지 기조를 제시했다.
첫 번째 원칙인 포용적 평화 공존과 관련해 이 대통령은 남북 간 상호 존중과 대결 중단을 강조했다. 그는 “남과 북이 서로를 존중하고 불필요한 대결을 멈춰야 한다”며 “남북이 평화 공존과 공동 성장을 위해, 함께 마주 앉길 바란다”고 밝혔다.
두 번째로는 군사적 충돌과 확전을 막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긴장과 갈등을 통제할 제도, 위기와 확전 방지를 위한 여러 겹의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며 “선제적이고 지속적인 평화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한반도 평화를 동북아와 국제사회로 확장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이 대통령은 “한반도의 평화는 곧 동북아의 안정과 협력을 촉진하고 핵 없는 세계를 향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분쟁으로 고통받는 세계에 희망과 가능성을 선사할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광복절 경축사에서 제시했던 대북정책 원칙을 실천 단계로 발전시키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저는 지난해 이 자리에서 북의 체제를 존중하고, 어떤 형태의 흡수 통일도 추구하지 않으며, 일체의 적대행위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며 “1년이 지난 오늘, 원칙을 넘어 실천으로 나아가기 위한 청사진을 제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일관계에서는 미래지향적인 협력을 강조하면서 과거사 문제에 대한 진정성 있는 접근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년 양국은 활발한 셔틀 외교를 이어가며 신뢰의 기반을 다졌다”며 “앞으로도 실용적 국익 외교를 바탕으로, 공동의 이익을 위한 협력의 지평을 넓히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일관계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국민 간 신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신뢰란 상대의 아픔을 이해하고 서로에게 공감하는 진정성으로부터 나오는 것”이라며 과거사 피해자와 유가족을 언급했다.
이어 “1998년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을 거론하며 “과거를 직시하는 용기와 진정성을 토대로 미래를 열고자 했던 노력도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한일 협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지금, 우리가 만들어 갈 새로운 한일관계의 빛은 아픔을 감내하고 계신 분들께 따뜻한 온기가 돼야 한다”며 일본 정부와 함께 “평화와 번영의 새로운 60년”을 열어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국내적으로는 독립유공자에 대한 예우를 강화하고 친일 반민족 행위자가 부당하게 축적한 재산을 환수하겠다는 방침도 제시했다.
경제 분야에서는 ‘새로운 광복’을 국가 도약의 계기로 규정했다. 이 대통령은 “지금은 대한민국을 한 단계 도약시킬 새로운 광복이 필요하다”며 “어떤 나라도 대신할 수 없는 대체 불가 대한민국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성장 잠재력을 높이기 위한 투자와 지역 균형 발전도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성장 지도를 다시 그려내 성장 거점을 전 국토로 확장하겠다”며 “적극적 투자로 성장잠재력을 높여 결실을 국민께 고루 돌려드리겠다”고 밝혔다.
청년층을 향해서는 “청년이 내일의 주역으로 우뚝 서도록 정부가 든든하게 뒷받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정치에서 갈등과 대립을 줄여야 한다는 메시지도 내놨다. 이 대통령은 “우리 안의 장벽부터 허물어야 한다”며 “차이가 적대가 돼선 안 되며 증오와 배척, 갈등이 국가의 전진을 가로막게 해서도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타협과 공존의 정치에 앞장서겠다”고 했다.
미·중 경쟁과 세계 경제 질서 변화 등 대외 환경을 고려해 국가 전체가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세계 경제의 지형이 뒤바뀌는 국가대항전 앞에서 국민과 정부, 중앙과 지방, 기업과 노동자 모두 원팀”이라며 “국민과 함께 새로운 광복의 역사를 써 내려가겠다”고 말했다.
민생 문제에 대한 인식도 경축사에 담겼다. 이 대통령은 “국민이 감내하는 현실이 녹록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물가와 소상공인·자영업자, 청년들의 어려움을 차례로 언급했다.
그러면서 “대체불가 대한민국의 비전은 화려한 구호가 아닌, 절박한 약속”이라고 강조했다.
김윤정 기자(kking152@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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