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봉숙 서울고검 검사 “대검 무혐의에서 법무부 징계로 바뀐 이유 설명해야”
“검사는 기피신청권자…당시 수원지검 행동이 왜 남용인지 모르겠다”
기피신청 사전 보고 논란에 “법무부까지 보고한 사례 있으면 제시하라”
‘수원지검 집단 퇴정 사건’을 둘러싸고 법무부가 당시 검찰 지휘부 등에 징계를 청구한 가운데 현직 검사가 징계 판단의 근거와 절차를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공봉숙 서울고검 검사는 14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글을 올려 법무부의 징계 결정에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글의 제목은 ‘수원지검 지휘부에 대한 징계의결 근거를 밝혀 주세요’였다.
공 검사는 대검찰청 감찰위원회와 법무부 감찰위원회의 판단이 달라진 점을 핵심 쟁점으로 들었다. 대검 감찰위가 지난 4월 해당 검사들의 비위에 대해 징계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결론을 내렸지만, 이후 법무부 감찰위가 다른 판단을 내린 만큼 그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이 사건은 대검 감찰위에서 무혐의 처분을 했음에도 법무부가 직접 감찰위를 다시 열어 징계를 의결했다”며 “‘모두 무혐의’에서 ‘징계’로 판단이 번복된 이유가 무엇인지 설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법무부가 문제 삼은 재판부 기피신청과 관련해서도 반박했다. 공 검사는 형사소송법상 검사가 재판부에 대한 기피신청을 할 수 있는 주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당시 수원지검 검사들의 행동이 구체적으로 어떤 이유에서 권한 남용에 해당하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공 검사는 “검사는 형사소송법상 기피신청권자”라며 “당시 수원지검 검사들의 어떤 부분이 기피신청권 남용이고 지휘부가 무엇을 잘못 지휘·감독했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당시 재판 과정에서 증인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상황도 언급했다. 이후 진행된 국민참여재판에서 기존에 기각됐던 증인 상당수가 채택됐고,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위증 혐의에 대해 유죄 판단이 내려진 점을 들어 당시 검찰의 대응에 일정한 필요성이 있었다는 취지다.
공 검사는 “당시 상황에서는 매우 필요하고 적절한 조치였던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사전에 대검 등에 보고했어야 한다는 징계 사유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공 검사는 수원지검이 재판부 기피신청과 관련한 내용을 대검에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일선 검찰청이 기피신청 전에 법무부까지 보고하는 것이 일반적인 절차인지 따져 물었다.
그는 “수원지검은 대검에 기피신청 사실을 미리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재판부 기피신청 전에 일선 검찰청에서 법무부에 보고한 사례가 있으면 가지고 와보라”고 했다.
징계 기준이 명확하지 않을 경우 검찰 조직 전체가 소극적인 업무 태도를 취하게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놨다.
공 검사는 “검사들은 어떤 것이 적극적인 업무 처리이고 어떤 것이 검찰권 남용인지 기준을 알 수 없게 된다”며 “결국 극단적인 복지부동과 패배주의, 눈치보기를 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앞서 수원지검 검사들은 지난해 11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술자리 회유 의혹’과 관련한 위증 사건 재판에서 재판부가 신청한 증인들을 받아들이지 않자 재판부 기피신청 의사를 밝힌 뒤 법정에서 집단 퇴정했다.
법무부는 당시 수원지검 형사6부장을 맡았던 검사 2명에게 견책 징계를 청구했다. 당시 수원지검 1·2차장은 사직원을 제출한 점 등을 고려해 장관 경고 처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징계 판단의 배경에는 기피신청 과정에서 대검에 사전 보고하고 승인을 받았어야 한다는 법무부 감찰위의 판단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대검 감찰위는 앞서 같은 사안을 두고 징계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결론을 내린 만큼, 향후 법무부의 징계 청구와 관련해 징계 사유 및 판단 근거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윤상호 기자(sangho@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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