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에 “이달 말까지 죽일 것”…범행 대상 동선·장소까지 구체화
오픈AI, 위험 대화 패턴 감지해 FBI 신고…저우 결국 체포
유죄 인정 후 8년 보호관찰·전자발찌 2년…직장에서도 해고
변호인 “폭력적인 사람 아닌 정신건강 문제”…총기 실제 보유는 부인
미국에서 전 여자친구를 살해하겠다는 계획을 인공지능(AI) 챗봇 챗GPT에 구체적으로 밝힌 남성이 오픈AI의 신고를 계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14일(현지시간) IT 전문매체 퓨처리즘과 팜비치포스트에 따르면 플로리다주에 거주하던 대런 저우(25)는 지난 3월 챗GPT와 대화를 나누면서 전 여자친구를 대상으로 한 살해 계획을 반복적으로 언급했다.
저우는 챗GPT에 “이달 말까지 그 여자를 죽일 것”이라고 말하는가 하면 “내가 가질 수 없다면 아무도 가질 수 없다”는 내용의 메시지도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당국에 따르면 저우의 대화에는 단순한 분노나 충동적인 표현을 넘어 범행 대상의 생활 패턴과 자주 방문하는 장소 등을 파악한 정황이 포함돼 있었다.
그는 전 여자친구가 이용하는 체육시설 주차장에서 꽃을 들고 기다렸다가 거절당하면 총으로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겠다는 구체적인 계획까지 챗GPT에 털어놓은 것으로 조사됐다.
총기와 관련한 언급도 있었다. 저우는 소총과 권총, 산탄총 등을 구매했다며 그 사진을 전 여자친구에게 보냈다는 내용까지 챗GPT에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대화가 이어지자 오픈AI가 위험 신호를 감지하고 관련 내용을 연방수사국(FBI)에 신고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저우는 결국 경찰에 체포됐다.
체포 이후 저우는 보석금 10만 달러를 내고 석방됐지만 직장에서도 해고됐다. 당시 그는 대형 투자은행에서 금융 분석가로 근무하고 있었다.
이후 재판에서 저우는 혐의를 인정했다. 법원은 감형 합의에 따라 판결을 유예하고 8년간 보호관찰을 받도록 했다. 이와 함께 2년 동안 전자발찌를 착용하도록 명령했다.
저우 측 변호인은 재판 과정에서 피고인의 정신건강 문제를 강조했다.
변호인은 “그는 폭력적인 사람도, 나쁜 사람도 아니고 단지 정신 건강상 어려움을 겪었을 뿐”이라며 현재는 상태가 좋아졌다고 주장했다.
저우가 실제로 총기를 보유하고 있었는지를 두고도 변호인 측은 다른 주장을 내놨다. 챗GPT와 나눈 대화에서 총기 구매를 언급했지만 실제 총기를 소유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번 사건은 AI 챗봇이 이용자의 위험한 행동 징후를 감지하고 수사기관에 신고하는 과정과 관련한 논쟁도 다시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오픈AI는 앞서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과 관련해서도 논란에 휩싸였다. 당시 범인이 범행에 앞서 챗GPT에 구체적인 범행 시나리오를 반복적으로 언급한 사실이 알려졌지만, 오픈AI가 이를 당국에 신고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총기 난사 사건 피해자 유족들은 오픈AI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고, 브리티시컬럼비아주 정부 역시 법적 대응을 예고한 상태다.
이번 사건에서는 반대로 AI 대화에서 포착된 위험 신호가 수사기관 신고로 이어지면서 AI 서비스 업체의 이용자 안전 대응 범위와 신고 기준을 둘러싼 논의가 다시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규화 대기자(david@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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