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2012년 성범죄자 엡스틴에 투자 요청…성인영화 대본도 보내
투자 거절당한 뒤 다이어트·건강 앱 등 다른 사업 아이디어 제시
남편의 AI 사업에도 영향…구글·오픈AI 핵심 인사 연결고리 역할
트럼프 측과 접촉하며 앤트로픽 이미지 개선에도 관여한 것으로 알려져
인공지능(AI) 기업 앤트로픽의 다리오 아모데이 최고경영자(CEO) 아내가 과거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틴에게 성인 콘텐츠 사업 투자를 제안했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4일(현지시간) 아모데이 CEO의 아내 캐미(커밀라) 클라크가 2011~2012년 엡스틴과 접촉하며 자신이 설립한 여성 대상 포르노 업체 ‘에디스’에 대한 투자를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클라크는 엡스틴에게 사업 투자를 설득하기 위해 저녁 식사를 제안하고 성인영화 대본을 이메일로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엡스틴은 이미 성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상태였으며 클라크의 투자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클라크는 이후 여성용 다이어트 및 건강 애플리케이션 등 다른 사업 아이디어를 엡스틴에게 제시했다. 두 사람 사이의 연락은 2년 넘게 지속됐으며 클라크가 뉴욕 맨해튼에 있는 자신의 집들이 행사에 엡스틴을 초대한 사실도 WSJ 보도에 포함됐다.
클라크는 이후 실리콘밸리 AI 업계에서도 아모데이 CEO의 사업 활동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앤트로픽 창업 초기인 2021년에는 과거 교제했던 에릭 슈밋 전 구글 CEO를 아모데이에게 소개했고, 이를 계기로 앤트로픽의 시리즈A 투자 유치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픈AI와 관련해서도 클라크의 인맥이 등장한다. 그는 당시 오픈AI 최고기술책임자(CTO)였던 미라 무라티를 그레그 브록먼 사장에게 소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클라크는 현재 앤트로픽에서 공식 직책을 맡고 있지는 않지만 남편과 함께 주요 국제 행사에 참석하면서 외부 인사들과 접촉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월 인도 뉴델리에서 개최된 AI 정상회의를 비롯해 다보스포럼과 선밸리 콘퍼런스 등에도 모습을 드러냈다.
최근에는 앤트로픽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사이의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치권과의 관계 구축에도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클라크가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트럼프와 사위 재러드 쿠슈너 등과 접촉하면서 앤트로픽이 지나치게 진보적인 기업이라는 인식을 완화하려 했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앤트로픽을 두고 “외부에서 우려하는 것만큼 ‘워크’(Woke·진보적 가치를 강요한다는 의미의 비판적 표현)하지 않으며 미국의 안보 수호를 사명으로 하는 회사”라는 이미지를 전달하려 했다는 게 WSJ의 설명이다.
클라크가 과거 엡스틴과 교류했던 이력 등이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막기 위해 온라인상 흔적을 줄이려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WSJ에 따르면 아모데이 CEO의 위키백과 페이지에는 최근까지 결혼 여부나 배우자에 관한 정보가 명시적으로 드러나지 않았다. AI 모델 클로드에 아모데이 CEO의 결혼 여부를 묻더라도 명확한 확인이 어렵다는 취지의 답변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WSJ 보도 이후에는 아모데이 CEO와 클라크의 관계를 비롯한 관련 정보가 위키백과에 새롭게 반영됐다.
이번 보도는 앤트로픽이 미국 정부와 AI 기술 및 국가안보 문제를 둘러싸고 긴장이 높아지는 가운데 회사 최고경영자의 가족과 관련된 과거 행적까지 조명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규화 대기자(david@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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