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계 미국인 가옥 봉쇄에 백악관 분통…네타냐후에 공개 규탄 압박
출입구 막히고 구호물자도 차단…두 살배기 아기 포함 일가족 공포 속 감금
“이스라엘 테러리스트” 미 대사·프랑스 강력 비판…국제사회 비난 여론 확산
미국 정부가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 팔레스타인 주민 자택을 봉쇄하고 주민들을 감금한 유대인 극단주의 정착민들을 공개적으로 규탄할 것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강력히 요구하고 나섰다. 표적이 된 주택 중 팔레스타인계 미국인의 가옥이 포함된 사실을 인지한 백악관 관리들이 네타냐후 총리를 직접 압박하기 시작한 것이다.
사태가 벌어진 서안 나블루스 남쪽 쿠스라 마을에서는 극단적 정착촌 운동가들이 팔레스타인 주민 가옥 출입구에 임시 구조물과 텐트를 치고 통행을 전면 차단했다. 이로 인해 두 살배기 어린아이를 포함한 일가족이 집 안에 갇혀 식량과 약품 공급이 끊긴 채 공포에 떨고 있다. 해당 가옥에 머물던 팔레스타인계 미국인들은 다른 집으로 피신한 상태다.
포위된 주택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 여성 아이샤 하산은 “우리는 매우 두렵다”며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정착민들은 여전히 여기에 있다”고 현장의 절박한 상황을 증언했다.
이스라엘군이 현장에 병력을 투입했으나, 군이 철수하면 정착민들이 다시 마을을 봉쇄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일부 병사들이 정착민들의 행태를 방관하거나 이들과 함께 현장에서 기도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개돼 파문이 일었다. 시민단체들이 전달하려 한 음식과 생수, 통조림 등의 구호품마저 군 당국이 ‘군사 통제 구역’을 이유로 차단하고 있다.
인권단체들은 이번 봉쇄가 쿠스라와 인근 잘루드 외곽의 부동산을 강탈해 남쪽의 불법 전초기지와 서쪽의 대형 정착촌을 하나로 연결하려는 정착민들의 전략적 움직임이라고 분석한다.
사태가 악화하자 국제사회의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서안 내 유대인 정착촌 건설을 적극 지지해 온 마이크 허커비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조차 이들 정착민을 “이스라엘 테러리스트”라고 강력히 규탄했다. 프랑스 외무부 역시 주민 감금 행위를 비판하며 가해자들에 대한 체포를 요구했다.
그러나 네타냐후 총리와 이스라엘 정부는 이 같은 악행에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은 채 침묵을 지키고 있다. 오히려 이스라엘 카츠 국방부 장관은 총선을 염두에 둔 듯 현재 이스라엘군이 가진 서안 치안 유지권을 경찰로 공식 이관하겠다는 발언을 내놓았다. 이는 네타냐후 주도 우파 연정이 꾸준히 추진해 온 사실상의 ‘서안 병합’ 수순으로 풀이된다.
한편, 이스라엘 정착촌 감시 단체 피스 나우에 따르면 현재 서안지구에는 약 300만 명의 팔레스타인인과 50만 명의 유대인 정착민이 거주 중이며, 146개의 정착촌과 390개의 소규모 전초기지가 조성되어 있다.
이규화 대기자(david@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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