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무죄 뒤집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선고
선반 위에 설치한 뒤 상자로 가려…재판부 “녹음 고의 인정”
류중일 전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 아들 부부의 신혼집에 홈카메라를 몰래 설치해 대화를 녹음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 사돈의 아들이 항소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1심의 무죄 판단이 뒤집혔다.
서울고법 형사11-3부(강효원·김태호·박선영 고법판사)는 14일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류 전 감독 아들의 전 처남 A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120시간의 사회봉사도 명령했다.
함께 기소된 류 전 감독의 전 사돈 B씨에게는 1심과 마찬가지로 무죄를 선고했다.
A씨와 B씨는 류 전 감독 아들 부부가 이혼 소송을 진행하던 2024년 5월 신혼집에 영상 촬영과 녹음 기능을 갖춘 홈카메라를 설치해 대화를 녹음한 혐의로 지난해 11월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두 사람에게 타인의 대화나 비밀을 녹음하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모두 무죄로 판단했다. 하지만 항소심은 A씨에 대해서는 녹음의 고의성이 인정된다고 봤다.
재판부는 A씨가 당사자 동의 없이 홈카메라를 설치한 데다 쉽게 발견되지 않도록 선반 위에 올려놓고 상자로 덮어둔 점에 주목했다. 또 해당 카메라로 대화를 녹음하거나 연동된 휴대전화로 실시간 청취할 수 있다는 사실도 A씨가 알고 있었다고 판단했다.
A씨는 대화를 녹음할 의도가 없었고 범죄 예방을 위해 카메라를 설치했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녹화뿐 아니라 녹음 기능이 있는 홈카메라를 설치해 활성화한 이상 고의를 부정할 수 없다”며 범죄 예방 목적 역시 녹화만으로 달성할 수 있어 대화 녹음까지 정당화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A씨에게 홈카메라 설치를 지시한 혐의를 받은 B씨에 대해서는 자동 녹음 기능이 있다는 사실까지 알고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무죄 판단을 유지했다.
양측의 갈등은 류 전 감독의 전 며느리가 교사로 근무하던 당시 고등학생 제자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알려졌다.
류 전 감독은 지난해 12월 국민청원을 통해 전 며느리에 대한 처벌을 촉구했다. 반면 전 사돈 측은 부적절한 행동은 없었다며 류 전 감독 아들 측이 해당 사건을 빌미로 거액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김광태 기자(ktkim@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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