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도 고열·의식 저하 끝 숨져
숨지기 전 학대 피해 호소
병원 이송까지 1시간 넘게 걸려
충남 천안의 한 교회에서 11세 아동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60대 목사가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경찰은 피해 아동이 숨지기 전 30여시간 동안 침대에 결박돼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충남경찰청은 14일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교회 목사 A씨를 대전지검 천안지청에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5일 천안의 한 교회에서 B군을 외조모와 함께 학대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B군은 41.5도의 고열과 의식 저하 증상을 보인 뒤 약 3시간 만에 숨졌다.
A씨는 이날 검찰로 송치되면서 “아이를 왜 침대에 묶어뒀느냐”, “학대 혐의를 인정하느냐” 등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고개를 숙였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정현 의원실이 소방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119 구급대 출동 당시 B군은 양쪽 손목과 발목에 결박 흔적과 멍이 남은 상태였다.
경찰은 B군이 30여시간 동안 침대에 결박돼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B군은 숨지기 전 이미 학대 피해를 직접 호소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일과 3일 이틀 연속 교회 밖으로 나와 “외할머니에게 맞았다”고 수사기관에 알렸지만 즉각적인 분리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 법원도 외조모에 대한 접근금지 임시조치 신청을 기각했고, B군은 교회로 돌아간 지 이틀 만에 숨졌다.
지적장애가 있는 B군은 출생 직후부터 줄곧 이 교회에서 생활해오다 최근 외조모와 함께 거주한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3월 보호자인 외조모의 신청을 받은 학교 의무교육 관리위원회가 ‘취학 면제’ 승인하면서 사실상 교회에서만 지내온 것으로 보인다.
병원 이송 과정에서도 1시간 넘게 지체됐다. B군은 구급대 도착 당시 산소포화도가 89%까지 떨어졌지만 인근 대형병원 6곳이 소아 전문의나 소아 중환자실 부재 등을 이유로 수용하지 못했다. 결국 신고 접수 1시간5분 만에 교회에서 병원으로 옮겨졌다.
경찰은 지난 11일 구속된 외조모도 다음 주 중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당시 교회에 함께 있던 다른 성인 1명의 범행 가담 여부도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B군의 부검 결과가 나오는 대로 추가 혐의 적용 여부 등을 검토할 계획이다.
김광태 기자(ktkim@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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