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배당 성장주까지 담은 ‘미국배당 ETF’…뒤늦게 배당주로 회귀했지만 상폐

타임폴리오자산운용 제공.
타임폴리오자산운용 제공.

‘액티브 명가’로 불려온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이 정작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의 기본적인 상장 유지 요건을 관리하지 못해 상품 하나를 시장에서 퇴출시키게 됐다. 업계에서는 단순한 운용 실패를 넘어 투자설명서와 실제 운용 간 괴리, 내부통제 부재까지 드러낸 사례라는 강도 높은 비판이 나온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이날 ‘TIME 미국배당다우존스액티브 ETF’의 상장폐지를 확정했다. 오는 18일부터 매매거래가 정지되고 19일 상장폐지된다. 해지상환금은 오는 21일 지급될 예정이다.

타임폴리오도 사실상 운용 실패를 인정했다. 회사는 이날 배포한 자료에서 “상관계수를 맞추고자 끝까지 노력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어렵게 돼 상장폐지 절차를 진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퇴출 사유는 단순하다. 상장 유지 기준을 못 맞췄다.

해당 ETF는 지난 5월 14일부터 비교지수와의 상관계수가 0.7 아래로 떨어진 뒤 이날까지 기준 미달 상태가 이어졌다.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상 액티브 ETF는 순자산가치(NAV)와 비교지수 일간 변동률의 상관계수가 0.7 미만인 상태로 3개월간 지속되면 상장폐지 대상이 된다.

투자설명서에도 이 위험은 명확히 적혀 있었다. 타임폴리오는 상관계수가 0.7 미만인 상태가 3개월간 지속될 경우 상장폐지 대상이 되는 만큼 “이에 해당하지 않도록 ETF와 비교지수의 상관계수를 관리할 예정”이라고 투자자에게 고지했다. 그러나 실제 운용에서는 스스로 제시한 관리 목표를 지키지 못했다.

더 뼈아픈 대목은 상장폐지를 앞두고 포트폴리오를 다시 뜯어고치고도 퇴출을 피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날 기준 해당 ETF의 상위 10개 종목은 애보트(4.86%), 암젠(4.67%), 머크(4.45%), 홈디포(4.23%), 코카콜라(4.16%), 유나이티드헬스(4.11%), P&G(3.83%), 셰브론(3.82%), 버라이즌(3.73%), 펩시코(3.71%)다. 상위권이 전통적인 미국 배당주로 채워졌다.

불과 3개월 전에는 전혀 다른 ETF로 운용됐다. 당시 블룸에너지 비중이 10.35%로 가장 높았고 샌디스크가 8.81%로 뒤를 이었다. 텍사스인스트루먼트와 브로드컴, 퀄컴, 루멘텀 등 반도체·광통신 관련 종목도 대거 상위권에 포진했다. 특히 배당을 지급하지 않는 샌디스크와 루멘텀의 합산 비중만 12.04%에 달했다.

‘미국배당다우존스액티브’라는 이름과 달리 초과수익을 노린 성장주 베팅이 포트폴리오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 셈이다.

상관계수 기준 미달이 장기화하자 운용 방향은 급격히 달라졌다. 6월 중순부터 P&G와 홈디포, 애보트, 암젠, 펩시코 등 배당주가 상위 종목으로 올라왔고 이후 비교지수 구성종목과의 간극을 줄이는 작업이 이어졌다. 타임폴리오 역시 비교지수 내 종목을 적극 편입하고 종목별 비중 차이를 낮추겠다고 공시했다.

하지만 두 달 가까이 포트폴리오를 되돌리고도 석 달짜리 상장폐지 시한을 넘지 못했다. 지난 10일 기준 상관계수는 여전히 0.68이었다. 결국 초과수익을 위해 비교지수에서 멀어지는 데는 성공했지만, 다시 돌아오는 데는 실패한 셈이다.

업계에서는 액티브 ETF라는 이유로 모든 운용이 정당화될 수는 없다고 지적한다. 비교지수 밖에서 종목을 발굴하는 것은 액티브 운용의 영역이지만, 그 재량을 활용하다 상장 유지 기준까지 놓쳤다면 운용 능력과는 별개로 기본적인 리스크 관리에 실패했다는 것이다.

한 자산운용사 임원은 “내부통제가 전혀 작동하지 않은 것”이라며 “투자설명서와 약관을 위반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jy1008@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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