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친일재산조사위 16년 만에 재출범
친일재산뿐 아니라 처분해 얻은 대가도 국가귀속
배우 하영의 증조부를 둘러싼 친일 행적 논란이 확산하면서 광복 81주년을 앞두고 친일 청산 문제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공교롭게도 올해 말에는 2010년 활동을 종료했던 친일반민족행위자재산조사위원회가 16년 만에 다시 출범한다. 이번에는 친일재산을 이미 팔아버렸더라도 그 처분 대가까지 환수할 수 있도록 제도가 강화된다.
14일 국가법령정보센터와 법무부 등에 따르면 지난 6월 2일 제정·공포된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의 국가귀속 등에 관한 특별법’은 오는 12월 3일부터 시행된다.
최근 친일 문제에 대한 관심을 키운 것은 배우 하영의 증조부인 의사 안상호를 둘러싼 논란이다.
하영은 지난해 넷플릭스 드라마 ‘중증외상센터’ 공개 당시 언론 인터뷰에서 증조부가 고종을 진료했던 의사라고 소개하며 “자랑스럽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온라인을 중심으로 안상호의 일제강점기 행적에 대한 의혹이 제기됐다.
하영 측은 당초 의혹을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으나 이후 입장을 정정했다. 소속사는 추가 확인 결과 안상호가 1916년 대정친목회 평의원 명단에 이름을 올린 기록이 존재한다며 충분한 검증 없이 성급하게 답변한 점을 사과했다.
다만 안상호가 법률상 친일반민족행위자에 해당하는지, 안상호 또는 후손의 재산이 친일재산 환수 대상인지는 별개의 문제다. 친일재산 여부는 법이 정한 요건과 조사 절차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정부는 오는 12월 친일재산조사위를 16년 만에 다시 가동한다. 친일재산조사위는 2006년 출범해 친일반민족행위자가 축적한 재산을 조사하고 국가에 귀속시키는 역할을 맡았지만 2010년 활동을 종료했다.
새 조사위는 위원장 1명과 상임위원 2명을 포함해 총 9명으로 구성된다. 활동 기간은 3년 이내이며 한 차례에 한해 2년 연장할 수 있다.
특히 새 법은 친일재산뿐 아니라 ‘처분 대가’까지 환수 대상으로 명시했다. 친일재산으로 판단되는 토지 등이 이미 팔려 원래 형태로 남아 있지 않더라도 이를 처분해 얻은 대가를 국가에 귀속시킬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그렇다고 친일반민족행위자의 후손이 가진 모든 재산을 환수하는 것은 아니다. 국가귀속 대상은 법에서 정한 친일반민족행위의 대가로 취득한 재산 등 ‘친일재산’이며 정상적인 거래로 재산을 취득한 선의의 제3자는 보호한다.
숨은 친일재산을 찾아내기 위한 신고 포상금 제도도 도입된다. 친일재산의 국가귀속에 기여한 신고·제보자에게 포상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했다. 환수된 재산은 독립유공자와 유족의 예우 및 생활안정 지원 등에 우선 사용된다.
법무부는 지난 6월 조사위 설립준비단을 발족하고 오는 12월 출범을 준비하고 있다. 2010년 멈췄던 친일재산 조사 기능이 16년 만에 부활하고 이미 처분된 재산의 대가까지 환수할 길이 열리면서 광복 81년이 지난 현재까지 남아 있는 친일재산을 얼마나 추가로 찾아낼지 주목된다.
임주희 기자(ju2@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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