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삼계탕 평균 1만8154원…5년 새 29% 올라
4인 가족 외식하면 7만원 훌쩍…치킨으로 눈 돌리는 소비자들
14일 삼복더위의 마지막인 ‘말복’을 맞았지만 복날 식탁의 풍경은 예전과 달라지고 있다. 대표 보양식인 삼계탕 한 그릇 가격이 2만원에 육박하면서 치킨을 배달시키거나 간편식으로 집에서 보양식을 즐기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복날이면 삼계탕집 앞에 긴 줄이 늘어서던 공식도 조금씩 깨지는 모습이다. 치솟은 외식 물가와 무더위가 겹치면서 상대적으로 간편하고 가격 부담이 덜한 ‘가성비 보양식’이 삼계탕의 자리를 파고들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서울 지역 삼계탕 한 그릇의 평균 외식 가격은 1만8154원으로 집계됐다. 5년 전과 비교하면 약 29% 오른 수준이다. 일부 유명 삼계탕 전문점에서는 이미 한 그릇 가격이 2만원을 넘겼다.
4인 가족이 외식으로 삼계탕을 한 그릇씩 먹는다고 가정하면 음식값만 평균 7만2616원이 든다. 여기에 음료나 다른 메뉴까지 주문하면 한 끼에 10만원 가까이 지출할 수도 있다.
높아진 가격에 복날 소비도 달라지고 있다. 대표적인 수혜 메뉴는 치킨이다.
bhc에 따르면 올해 초복 당일 주문 건수는 직전 주 같은 요일보다 150.1% 증가했다. 중복에도 주문 건수가 전주 같은 요일보다 75%,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9% 늘었다. 복날에 삼계탕 대신 치킨을 찾는 소비자가 그만큼 많아진 셈이다.
다른 치킨업체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노랑통닭은 올해 초복 판매 건수가 직전 주 같은 요일보다 223% 뛰었고 매출도 166% 증가했다. 중복에도 매출이 직전 주보다 45% 늘었다.
편의점과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가정간편식(HMR)도 새로운 복날 메뉴로 자리 잡고 있다. 직접 닭을 손질하고 오랜 시간 불 앞에서 조리할 필요 없이 데우기만 하면 먹을 수 있는 데다 외식 삼계탕보다 가격도 저렴하기 때문이다.
이에 유통·외식업계도 삼계탕에 한정됐던 복날 마케팅 범위를 넓히고 있다. 편의점들은 삼계탕뿐 아니라 장어 등 보양 간편식 판매를 확대하고 있으며 치킨과 피자 업체들도 고단백 메뉴 등을 앞세워 말복 수요를 공략하고 있다. 과거 삼계탕과 장어 등 전통적인 메뉴에 집중됐던 ‘복날 특수’가 치킨과 피자, 간편식 등으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복날 음식 소비가 늘어나는 만큼 위생 관리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최근 삼계탕·냉면·치킨 등을 취급하는 배달음식점과 김밥·토스트 등 달걀을 주재료로 사용하는 음식점 총 4915곳을 점검한 결과 식품위생법을 위반한 업소 58곳이 적발됐다. 이 가운데 삼계탕·냉면·치킨 배달음식점은 18곳이었다.
복날 삼계탕 소비 자체는 여전히 평소보다 월등히 많다. 삼성카드가 지난해 6~8월 서울·부산·대구 지역 소비를 분석한 결과 복날 삼계탕 소비량은 평일의 평균 3.1배에 달했다.
다만 고물가가 이어지면서 ‘복날에는 삼계탕’이라는 공식은 점차 느슨해지고 있다. 삼계탕 한 그릇이 2만원에 가까워진 가운데 치킨을 배달시키거나 간편식으로 보양식을 챙기는 등 소비자들이 가격과 편의성을 따져 각자의 방식으로 마지막 복날을 보내는 모습이다.
임주희 기자(ju2@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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