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대 손 떼도 차선 따라 척척…슈퍼크루즈 장거리서 진가
7명 타도 넉넉…2·3열 접으면 적재공간 무려 3374ℓ
고속도로부터 비포장·와인딩까지…4.2톤답지 않은 편안함
주차장에 세워둔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IQ’ 옆으로 스타렉스 한 대가 들어왔다. 두 차가 나란히 서자 에스컬레이드 IQ의 덩치가 새삼 실감 났다. 웬만한 승용차는 내려다볼 만큼 높은 차체에 길이도 승합차 못지않았다. 지금까지 직접 운전해본 차 가운데 가장 컸다.
실제로 에스컬레이드 IQ는 전장 5715㎜, 전폭 2055㎜, 휠베이스 3460㎜에 달한다. 공차중량은 무려 4210㎏이다. 국내 최초의 풀사이즈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라는 설명이 숫자만 봐도 이해된다.
그런데 이 거대한 차를 며칠간 몰아본 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의외로 ‘크기’가 아니었다. 5.7m가 넘는 차체와 4.2톤의 무게를 운전자가 생각보다 크게 의식하지 않고 달릴 수 있다는 점이었다.
최근 에스컬레이드 IQ를 타고 도심과 고속도로부터 굽이진 와인딩 코스, 비포장도로까지 달려봤다.
도로에 올라서자 거대한 덩치에서 예상했던 둔중함은 크지 않았다. 고속도로에서는 묵직하게 노면을 누르며 달렸고, 속도를 높여도 차체가 불안하게 움직이지 않았다. 와인딩 코스에서도 연속된 코너를 지날 때 동승자가 불안해할 정도로 차체가 휘청거리지 않았다.
비포장도로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울퉁불퉁한 노면을 지나면서 충격을 상당 부분 걸러냈고 운전자뿐 아니라 탑승객도 편안했다.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 4.0은 초당 최대 1000회 도로 상태를 감지해 감쇠력을 조절하고, 에어 라이드 어댑티브 서스펜션은 노면 충격을 흡수한다. 사륜 조향 시스템도 적용돼 저속에서는 뒷바퀴가 앞바퀴와 반대 방향으로 최대 10도 움직인다.
에스컬레이드 IQ에서 가장 기억에 남은 기능은 ‘슈퍼크루즈’였다. 이 기능이 지원되는 고속도로에서 기능을 활성화하고 운전대에서 손을 뗐다. 옆에 앉은 지인은 처음에는 불안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차가 스스로 차선을 따라 움직이고 앞차와 간격을 유지하자 얼마 지나지 않아 “나보다 운전을 잘하는 것 같다”며 감탄했다.
슈퍼크루즈는 운전자가 전방을 주시하는 조건에서 운전대에서 손을 떼고 주행할 수 있는 핸즈프리 운전자 보조 시스템이다. 앞차와 거리를 유지하고 상황에 따라 자동으로 차선을 변경한다. 국내 약 2만3000㎞의 고속도로와 주요 간선도로에서 이용할 수 있다.
직접 사용해보니 장거리에서 특히 편했다. 운전자는 계속 전방을 바라봐야 하지만 운전대를 붙잡고 끊임없이 미세하게 조향해야 하는 부담이 줄어드는 것만으로도 피로도가 달라졌다.
도심에서는 각종 카메라가 5.7m짜리 차를 다루는 부담을 덜어줬다. 좁은 골목이나 지하주차장을 오르내릴 때 카메라를 켜면 차량 주변을 사각지대 없이 확인할 수 있었다.
방향지시등을 켜면 디스플레이에 이동하려는 방향의 차선 상황도 나타난다. 차폭이 2m가 넘는 만큼 차선을 변경할 때 유용했다. 디지털 룸미러가 적용돼 트렁크에 짐을 가득 싣더라도 뒤쪽 시야가 가려질 걱정도 없었다.
압도적인 크기는 실내에 들어서는 순간 확실한 장점으로 바뀐다.
1열과 2열 모두 공간이 넉넉하다. 특히 2열은 독립식 시트로 구성돼 장거리 이동에서도 편안했다. 후석 디스플레이까지 갖춰 이동하는 동안 콘텐츠를 즐길 수도 있다.
더운 날씨에는 전기차의 장점도 체감했다. 차에 타기 전 미리 공조를 켜놓을 수 있어 뜨겁게 달궈진 실내가 식기를 기다릴 필요가 없었다. 3열까지 공조를 조절할 수 있어 탑승객 모두 쾌적하게 이동할 수 있었다.
3열도 제법 쓸 만했다. 2열을 조금 앞으로 당기면 성인이 앉는 데 큰 지장이 없었다. 장거리에서는 다소 불편할 수 있지만 필요할 때 7명이 실제로 한 차에 함께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다.
짐을 싣기 시작하면 에스컬레이드 IQ의 덩치는 더 빛을 발한다. 3열을 세운 상태에서도 트렁크 용량이 668ℓ다. 3열을 접으면 1956ℓ, 2·3열을 모두 접으면 무려 3374ℓ까지 늘어난다. 3열만 접어도 ‘이사도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2열까지 접으면 ‘광활하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였다. 차량 앞에도 345ℓ짜리 e-트렁크가 따로 있다.
성능 역시 덩치에 뒤지지 않는다. 약 205kWh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해 국내 인증 기준 한 번 충전으로 739㎞를 달린다. 도심 주행거리는 776㎞, 고속도로는 692㎞다. 최대 350kW 초급속 충전을 지원한다. 듀얼모터 사륜구동 시스템은 벨로시티 모드에서 최고출력 750마력, 최대토크 108.5㎏·m를 발휘한다.
국내에서는 프리미엄 스포츠 단일 트림으로 판매되며 가격은 2억7757만원이다.
며칠간 에스컬레이드 IQ를 경험하고 나니 처음 주차장에서 스타렉스와 나란히 서 있던 모습이 다시 떠올랐다. 그때는 압도적인 덩치부터 눈에 들어왔지만 직접 몰아본 뒤에는 생각이 달라졌다.
좁은 곳에서는 카메라가 눈이 돼주고 고속도로에서는 슈퍼크루즈가 운전 부담을 덜어준다. 7명이 함께 탈 수 있고, 좌석을 모두 접으면 3000ℓ가 넘는 공간까지 확보된다.
에스컬레이드 IQ의 가장 큰 매력은 단순히 크다는 것이 아니다. 그 거대한 크기를 운전자와 탑승객이 생각보다 편하게 누릴 수 있다는 데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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