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구치소에서 동료 수감자를 상습적으로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남성 3명에게 징역 9년이 선고됐다.
부산지법 서부지원 형사1부(나원식 부장판사)는 13일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A씨 등 20대 남성 3명에게 각각 징역 9년을 선고했다.
A씨 등은 지난해 8월부터 부산구치소에서 동료 수감자인 피해자를 상습적으로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같은 해 9월 7일 오후 2시 40분쯤 피해자의 눈을 바지와 수건 등으로 가린 뒤 복부 등을 폭행해 숨지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가 폭행으로 쓰러져 의식을 잃은 뒤에도 즉시 교도관에게 알리지 않았다. 대신 피고인들은 심폐소생술과 인공호흡을 번갈아 하다 교도관의 순찰이 이뤄지자 뒤늦게 “피해자가 화장실에서 갑자기 쓰러졌다”고 알렸다.
검찰은 이들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해 각각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고인들에게 피해자를 살해하려는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살인죄가 아닌 상해치사죄를 적용했다.
재판부는 “피해자와 특별한 원한 관계가 없었고, 범행 전후로 피해자를 살해할 정도의 적대적 감정이나 동기를 찾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머리와 목 등 치명적인 부위를 폭행하는 등 생명에 명백한 위험을 초래하는 방법으로 폭행하지는 않았다”며 살인의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피해자의 상태가 심각해졌다는 사실을 피고인들이 즉시 인식하기 어려웠을 가능성도 판단 근거가 됐다.
재판부는 “피해자에게 중대한 위험이 발생했다는 점을 외관상 알기 어려워 건강상 위해가 발생한 사실을 곧바로 알아차리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다른 범죄로 이미 구속된 상태에서도 자숙하지 않고 피해자를 지속적으로 폭행한 점을 불리한 양형 사유로 고려했다.
피고인들은 피해자의 위생 문제 때문에 폭행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피해자의 위생 문제로 지속해서 폭행했다고 주장하지만, 실제 피해자의 태도나 언행에 특별히 문제가 된 것은 없다”며 “피해자가 범행 기간 극심한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겪었던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밝혔다.
양호연 기자(hyy@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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