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사장단 소집해 미래전략 점검
미래 경쟁력 확보 속 안전 강조
"단기 성과에 매몰되지 않고, 10년·20년 장기적인 안목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끌 수 있는 경영환경을 만드는데 앞장서겠습니다."
정기선 HD현대 회장이 그룹 사장단에 '장기 성장'을 화두로 던졌다.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도 당장의 실적에 연연하기보다 10년, 20년 뒤 그룹의 경쟁력을 좌우할 미래 사업을 선제적으로 준비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정 회장은 13일 경기 성남 판교 글로벌R&D센터에서 열린 그룹 사장단 회의에서 "우리는 눈앞의 실적에 집착하다 시장의 변화를 읽지 못해 혹독한 대가를 치렀던 아픈 경험을 갖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정 회장을 비롯해 조영철 부회장, 조석 부회장, 이상균 부회장 및 조선·해양, 에너지, 건설기계 등 11개 계열사 대표이사들이 참석했다.
정 회장은 "전 세계적으로 불확실성이 증대된 상황에서도 우리 그룹은 대부분의 사업에서 견조한 실적을 거뒀다"면서 미래지향적인 의사결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당장의 성과보다 장기적인 성과에 초점을 맞춘 의사결정이 이뤄진다면, 지금 해야 하는 일의 우선순위가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HD현대는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는 데 그룹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조선·해양을 비롯해 에너지, 건설기계 등 주력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인공지능(AI)과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기존 사업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작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날 사장단 회의에서도 미래 성장 전략이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각 계열사 대표들은 상반기 실적과 신사업, 미래 성장전략을 점검하고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한 하반기 사업계획과 실행 전략을 논의했다.
특히 그룹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인공지능 전환(AX)이 핵심 현안으로 테이블에 올랐다. 사장단은 전사적으로 추진 중인 AI 기술의 도입 현황을 점검하고, 계획된 실행 로드맵이 실제 사업 현장에서 구현될 수 있는지 살폈다.
AI 활용 확대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정보보안 문제도 함께 챙겼다. 단순히 AI 기술을 빠르게 도입하는 데 그치지 않고 보안 리스크에 대한 예방책까지 마련해 안정적으로 현장에 정착시키겠다는 취지다.
정 회장이 미래 성장과 함께 사장단에 거듭 당부한 또 하나의 화두는 '안전'이다. 조선소와 건설기계, 에너지 등 대규모 생산 현장을 주요 사업 기반으로 두고 있는 만큼 안전을 기업 성장과 분리할 수 없는 최우선 경영 가치로 제시했다.
그는 "미래사업을 더 치열하게 고민하고 준비해야 한다"며 "우리가 꿈꾸는 미래는 안전이 담보될 때 비로소 완성될 수 있는 만큼 안전을 경영의 최우선 가치로 두고 역량을 집중해달라"고 주문했다.
지난해 10월 그룹 회장에 취임한 정 회장은 주력 사업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특히 조선업 호황에 안주하지 않고 AI 등 신기술을 그룹 전반에 확산하며 장기 경쟁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번 사장단 회의 역시 이 같은 경영 기조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현재 실적에 안주하기보다 미래 시장 변화에 맞춰 사업과 투자의 우선순위를 선제적으로 재편해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임주희 기자 ju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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