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공공주택지구로 선정된 남양주 와부읍 덕소 일대. [연합뉴스 제공]
신규 공공주택지구로 선정된 남양주 와부읍 덕소 일대. [연합뉴스 제공]

정부가 공공택지의 후보지 발표부터 착공까지 걸리는기간을 절반 가까이 줄여 주택 공급 속도전에 나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시장에선 실제로 계획대로 이행된다면 공급 체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오지만, 전체 사업장에 적용하기는 어려워 보이는 데다 과도하게 기간을 줄인 탓에 일부 절차가 부실해질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함께 나온다.

13일 정부는 주택 신속공급 방안을 통해 공공택지 발표부터 착공까지 소요 기간을 현재 68개월에서 37개월로 대폭 단축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닥공'(닥치고 공급)을 외치고 있지만, 사업 지연 등으로 공급이 계속 늦어지면서 공급 신뢰도나 체감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로 해석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앞서 지난달 23일 열린 부동산 토론회에서 3기 신도시 공급 소요 기간이 너무 길다며 단축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당시 3기 신도시 건설 기간과 관련해 "이게 무슨 60 몇 개월 걸린다고 (한다)"며 "행정 속도가 너무 느리다"고 지적하며 절차 단축 계획을 시사했다.

문제는 이번에 발표한 최단기 착공모델의 현실화 가능성이다.

3기 신도시 사업 추진 과정을 보면,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른 인천 계양은 올해 12월이 되어서야 첫 입주 물량이 나온다. 2018년 12월 후보지 발표 후 8년 만이다. 정부는 당초 2021년 분양을 목표로 했으나 2024년 9월에야 분양이 이뤄졌다. 2019년 후보지로 발표된 고양 창릉은 7년 가까이 지난 올해 1월에서야 첫 분양이 진행됐다.

2021년 3기 신도시 대상지로 추가 발표된 광명 시흥은 최근 들어 토지보상 절차에 착수했다. 보상 착수 시점은 기존 계획보다 4개월가량 빨랐지만, 보상금액을 두고 협의가 길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3기 신도시의 경우 토지 보상에만 평균적으로 2년 가까이 소요됐는데 정부는 이 기간도 획기적으로 줄인다는 구상이다.

이번에 발표된 정부의 절차 단축 계획을 보면, 보상과 이주, 퇴거 등이 포함된 '부지확보 단계'에서 기본조사를 현재 대비 5개월 줄이고, 감정평가 1개월, 협의보상 1개월 및 이주 퇴거 기간 5개월 각각 단축해 총 20개월을 줄인다는 구상이지만, 협의와 보상이 계획대로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주민 및 지자체 반발과 설득, 행정소송 발생 시 시간이 얼마나 소요될지 예측하기 어려워서다. 앞서 발표됐던 서리풀2지구의 경우 주민들이 국토교통부를 상대로 지구 지정 취소를 위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올해 1월 발표한 서울 노원구 태릉CC와 과천 경마장 또한 정부가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곤 하지만 주민들과 지자체의 반대가 여전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착공모델이 실현될 경우 공급 체감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모든 사업장에 적용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이미 진행 중인 3기 신도시와 공공택지의 착공을 앞당기는 것은 실제 공급 체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면서도 "보상기간 단축 과정에서 토지소유자와 갈등이 커지거나 환경·문화재 관련 절차가 지나치게 형식화될 경우 또 다른 사회적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짚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보상 절차에 있어서 소유주와 이견이 없는 정도로 보상금 규모 등을 맞춘다면 괜찮겠지만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 밀어붙인다면 (절차 단축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아울러 기간을 단축한다는 건, 심의 등의 절차가 일부 부실할 우려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얼마나 세부적으로 대비하는지도 관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제시된 단축기간이 상당하기 때문에 전체 사업장에 적용할 수 있을지는 보수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며 "기존 대상지라도 과천 경마장 등은 사업시설 이전 같은 사안이 얽혀 있는 만큼 계획대로 적용될 수 있을지 향후 추이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안다솜 기자 cotto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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