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납부세액 비중 2년새 11.4→19.9%
베트남, 카메라 이어 반도체기판 생산 확대
LG이노텍의 해외 사업장이 단순 생산기지를 넘어 회사의 핵심 사업 거점으로 커지고 있다. 해외에서 납부하는 세금 비중이 최근 2년새 두 배 가까이 뛰었고, 해외 임직원 수도 빠르게 늘고 있다. 대표적으로 베트남에서는 카메라 모듈에 이어 반도체기판까지 생산 영역을 넓히며 글로벌 생산 거점으로서 역할을 키우고 있다.
13일 LG이노텍이 최근 발간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납부세액 가운데 해외에서 납부한 세액 비중은 2023년 11.4%에서 2024년 13.6%, 지난해엔 19.9%까지 높아졌다. 2년 새 8.5%포인트(p) 상승한 수치다. 반면 국내 납부세액 비중은 같은 기간 88.6%에서 80.1%로 낮아졌다.
임직원 구성에서도 해외 사업장의 비중이 커졌다. LG이노텍 전체 임직원은 2024년 1만9115명에서 지난해 1만9912명으로 797명 늘었다. 같은 기간 한국 국적 임직원은 1만2740명에서 1만2286명으로 454명 감소한 반면, 한국을 제외한 해외 국적 임직원은 6375명에서 7626명으로 1251명 증가했다. 전체 임직원에서 해외 국적 임직원이 차지하는 비중도 33.4%에서 38.3%로 4.9%p 높아졌다.
해외 인력 확대를 이끈 곳은 베트남이다. 베트남 국적 임직원은 2024년 3971명에서 2025년 5325명으로 1354명 늘었다. 전체 임직원의 26.7%에 해당하는 규모로, 한국 국적 임직원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2023년 5147명과 비교해도 178명 증가했다.
LG이노텍은 베트남을 중심으로 해외 생산기지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에는 베트남 하이퐁 생산법인의 신규 공장인 V3 공장 건설을 완료하고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V3 공장은 총 연면적 약 15만㎡ 규모로, LG이노텍은 광학솔루션 생산 역량 강화를 위해 약 1조3000억원을 투자했다.
V3 공장 증설로 베트남 생산법인의 카메라 모듈 생산능력은 기존 대비 2배 이상 확대됐다. LG이노텍은 구미 사업장을 기술 개발과 신모델용 고부가 카메라 모듈 및 신규 애플리케이션용 광학 부품 생산을 담당하는 '마더 팩토리'로 활용하고, 베트남 생산법인은 범용 카메라 모듈 생산의 핵심기지로 운영하는 생산지 이원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회사는 올해 하이퐁에 반도체기판 생산시설을 추가로 구축하면서 패키지솔루션 사업에서도 생산지 이원화에 나섰다. 지난 6월 하이퐁시와 반도체기판 공장 증설 투자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며, 베트남 생산법인이 직접 투자하는 방식으로 증설에 들어간다.
증설 부지는 약 33만㎡로 축구장 45개에 해당한다. 이곳에서는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FC-BGA)를 비롯해 플립칩 칩스케일 패키지(FC-CSP), 무선 주파수 시스템 인 패키지(RF-SiP) 등의 반도체기판을 생산할 계획이다. 구미 사업장이 반도체기판 신기술 개발과 신모델·고부가 제품 생산을 담당하고 베트남 공장은 범용 반도체기판 생산기지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LG이노텍이 베트남에서 생산시설을 잇달아 확대하는 것은 반도체기판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이다. 회사는 올해 국내에서도 반도체기판 관련 추가 투자를 검토하는 등 패키지솔루션 사업의 생산능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패키지솔루션 사업의 성장도 이어지고 있다. LG이노텍의 올해 2분기 패키지솔루션사업 매출은 498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다. 무선 주파수 시스템 인 패키지와 플립칩 칩스케일 패키지 공급 호조가 매출 성장을 견인한 가운데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 역시 글로벌 고객향 제품 공급이 늘면서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 전체 매출도 5조527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5% 증가하며 2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경은국 LG이노텍 최고재무책임자(CFO·전무)는 최근 상반기 실적발표에서 "반도체 호황을 맞아 급증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베트남 반도체기판 생산공장 증설에 돌입했으며, 추가 투자 또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설비투자를 확대하는 것은 물론 차별화된 기술력과 생산공정 인공지능 전환(AX) 등을 통해 패키지솔루션 사업을 회사 핵심 사업으로 단단히 자리매김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현 기자 ishs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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