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평가익·거래대금 급증에 순익 1.9조

한국투자증권도 시중은행 제치고 사상 최대

증권사 비이자이익 확대…금융권 이익구도 변화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미래에셋증권 제공]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미래에셋증권 제공]

증시 랠리에 따른 거래대금 급증, 스페이스X 투자 평가이익에 힘입어 미래에셋증권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올 2분기 순이익만 1조9000억원을 넘어서며 시중은행 당기 순익 1위인 신한은행(1조3014억원)을 제쳤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시중은행을 넘어서는 순이익을 기록하는 등 초대형 증권사들의 수익성이 가파르게 개선되면서 금융권 전체의 이익 지형도가 달라지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12일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이 전 분기 대비 90.2% 오른 1조9052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증권업계 최초로 2개 분기 연속 순이익 1조원을 넘어선 대기록이다.

단일 분기 순이익 1조9000억원대는 시중은행은 물론 5대 금융의 성적표마저 위협하는 수치다. 미래에셋증권의 2분기 순이익은 5대 금융 중 1위인 KB금융(2조105억원)과 불과 1050억원 차이에 불과했다.

반면 신한금융(1조8201억원), 하나금융(1조2061억원), 우리금융(1조46억원), NH농협금융(9104억원)의 분기 순이익은 일제히 미래에셋증권 아래로 밀려났다.

미래에셋증권의 호실적 배경에는 증시 랠리에 따른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 증가가 결정적이었다. 코스피 지수가 급등하며 거래대금이 전 분기 대비 크게 늘면서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은 직전 분기보다 36% 증가한 6256억원을 기록했다.

미래에셋그룹 글로벌전략가(GSO)인 박현주 회장이 의욕적을 추진한 스페이스X 투자도 순익 증가에 큰 역할을 했다. 지난 6월 미국 상장에 성공한 스페이스X 관련 평가이익 약 1조6242억원이 실적에 반영됐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2분기 946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리며 사상 최대 실적 행진에 동참했다. 전년 동기(5770억원) 대비 64.0%, 전분기(7846억원) 대비 20.6% 늘어난 규모다. 상반기 누적 순이익은 1조7311억원으로, 지난해 거둔 연간 순이익(2조원)의 85%를 단 반년 만에 달성했다. 한국투자증권의 2분기 순이익은 5대 시중은행 중 우리은행(8427억원)과 NH농협은행(6052억원)을 앞질렀다.

증권사들의 실적 개선은 증시 활황에 따른 거래대금 증가뿐 아니라 자산관리(WM)·트레이딩·투자은행(IB)·해외사업 등 비브로커리지 부문의 수익성 개선이 맞물린 결과다. 증권사들이 전통적인 위탁매매 중심의 수익 구조에서 벗어나 사업 전반의 이익 체력을 키운 점도 실적 성장의 주요 요인이다.

대형 증권사들의 질주는 금융지주 내부의 실적 판도마저 바꿔놓았다. 5대 금융의 올해 2분기 합산 순이익은 6조9517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는데, 성장을 이끈 핵심 동력은 은행 이자이익이 아닌 증권 계열사의 비이자이익이었다.

실제로 5대 금융 산하 증권사들의 실적은 눈에 띄게 뛰어올랐다. NH투자증권은 전년 동기 대비 90.7% 급증한 4896억원의 순이익을 올렸고, KB증권은 180.6% 폭증한 4508억원을 기록했다. 신한투자증권(2893억원)과 하나증권(1698억원)도 호실적을 올리며 계열 은행 다음가는 효자 역할을 다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3분기 이후에도 이같은 고공행진이 지속될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코스피 급등세가 숨고르기에 들어가고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증시 거래대금이 줄어들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거래대금 감소가 증권사의 핵심 수익원인 브로커리지 수수료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의 실적 개선에는 거래대금 증가에 따른 브로커리지 수익 확대가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3분기에는 최근과 같은 높은 수준의 거래대금이 이어지기 어려울 수 있어 브로커리지 부문의 실적 기여도는 다소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박진우 기자(pjw19786@dt.co.kr),
주형연 기자(jhy@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주형연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1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