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바이오, 롯데그룹 체질개선 핵심
지주·계열사 뜻 모아 총력 지원했지만
대형 글로벌 수주 등 사업 성과는 아직
각자대표 신유열 성과 부담 커질 듯
롯데그룹의 자원이 오너 3세 신유열(사진) 롯데바이오로직스 각자대표 겸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이 이끄는 바이오 사업에 집중 배치되고 있다. 그만큼 롯데바이오로직스의 대형 수주와 적자 탈출 등 성과에 대한 압박도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12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롯데바이오로직스에 대한 롯데의 연이은 자금수혈이 이뤄지고 있다.
지난달 인천 송도 1공장 건설자금 조달을 위해 롯데지주가 1550억원을 출자하고 호텔롯데·일본 롯데홀딩스가 참여하는 형태로 2553억원 규모의 유상증자가 이뤄졌다. 2022년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에 진출한 이후 롯데지주가 롯데바이오로직스에 투입한 출자액은 누적 8831억3600만원에 달한다.
여기에 더해 롯데바이오는 신디케이트론 형태의 차입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다. 롯데바이오 관계자는 “신디케이트론은 자금 마련을 위한 여러 방안 중 하나로 검토되는 것일 뿐 규모나 시기 등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업계는 신디케이트론 규모가 수천억원에 달하고 롯데지주가 보증약정을 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본다.
롯데지주는 지난 3월 기준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시설자금대출과 관련해 하나은행 등 대주단과 9000억원 한도의 자금보충 약정을 체결한 바 있다. 미국법인 차입금에도 지급보증을 제공했다.
롯데그룹이 국내 렌터카 시장 점유율 1위 업체 롯데렌탈을 미국계 사모펀드(PEF) 텍사스퍼시픽그룹(TPG)에 매각하며 확보한 매매대금 1조3100억원 중 일부도 바이오에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는 신동빈 회장이 그룹 체질 개선의 핵심 동력으로 강조하고 있는 분야다. 지난달엔 장남 신 대표와 함께 롯데바이오로직스 송도 캠퍼스 1공장 첫 현장 점검에 나서기도 했다. 송도 1공장은 착공 2년여만에 주요 건설을 마치고 사용승인을 최근 획득한 상태다.
당시 신 회장은 “바이오는 그룹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 핵심 산업군”이라며 “준공 이후 예정된 일정들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달라”고 말했다.
그룹의 전폭적 지지가 이어지면서 글로벌 수주 등 성과에 대한 신 대표의 책임도 그만큼 커지게 됐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창사 4년이 되도록 사업 지속성에 대한 시장의 의문을 해소해 줄 만한 수준의 수주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 창사 초기 미국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뉴욕 시러큐스 공장 인수 당시 승계한 BMS 물량 외에는 뚜렷한 수주 성과가 없다. 이 물량 계약은 지난 1월 종료됐고 시러큐스 공장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이러한 영향으로 롯데바이오로직스의 1분기 생산실적은 단 3배치에 그쳤다. 한 달에 한 배치밖에 생산하지 못한 셈이다. 공장 가동률은 2024년 81%에서 2025년 74%, 올해 1분기 14%로 급감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부터 올해 5월까지 위탁생산(CMO) 3건과 CDMO 2건 등을 수주했다고 밝혔지만 규모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연결매출 15조원 규모인 롯데지주 기준 공시 의무가 발생하는 약 3900억원 이상 수주는 아직 없다는 얘기다.
실적도 악화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올해 1분기 매출은 125억원, 순손실은 56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3% 줄었고 순손실은 149% 커졌다. 바이오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제약사들은 기존 파트너사를 쉽게 바꾸지 않고 증액 계약을 맺어 기존 CDMO 파트너사와 장기간 협력 관계를 이어가는 경향이 강하다”며 “그런만큼 이 시장에 신규 진입하는 기업은 월등히 뛰어난 역량이 있어야만 수주전에서 밀리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수연 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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