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관 “석유 최고가격제 유지…수출 관리 필요”

정유사 “내수 물량 미소화분 일부라도 풀어달라”

중동 사태 장기화에 따른 글로벌 석유 제품 대란 속에 호주, 일본 등 주요국들이 한국산 석유 제품 공급 확대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석유 최고가격제 정책에 따른 수출 제한 조치로, 정유사들은 내수에서 소화하지 못한 물량의 일부도 탄력적으로 수출하지 못하고 있다.

12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호주 대사관은 최근 대한석유협회에 한국 정유업계와의 협력 및 공급 강화를 공식 요청했다. 이에 앞서 일본, 뉴질랜드 등도 한국산 석유 제품 공급 확대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유업계는 최고가격제 시행으로 국내 물량을 맞추고 남는 물량을 수출하다보니, 해외 수요에 기민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현재 정부는 휘발유·경유·등유의 국내 반출량을 전년 동기의 90% 이상 유지하도록 강제하는 동시에, 수출 물량은 전년 수준(100%)을 넘지 못하도록 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최고가격제 시행으로 국내 판매 단가가 국제가격보다 낮게 형성돼 손실을 감내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4~6월 국내 수요가 전년 대비 11% 줄어든 상황에서 내수 90% 공급 의무를 채우려다 보니 정제 가동률을 올리지 못하고 수출도 전년 대비 23.4% 축소됐다“고 말했다.

내수 물량을 소화하고 남는 물량의 일부라도 수출 규제를 풀어 가동률을 높이고 손실을 보전하게 해달라는 것이 업계의 요구다. 하지만 정부는 “수출관리는 기업의 수출을 막으려는 조치가 아니라 비상 시에 국내에 필요한 물량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라며 제도 유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산업통상부는 설명자료를 통해 “고유가 상황에서 민생 물가 부담을 덜기 위해 휘발유·경유·등유 최고가격을 국제가격보다 낮게 운용 중”이라며 “국제가격과의 차이로 인해 석유 제품이 해외로 쏠리고 국내 공급 부족이 발생하는 사태를 막기 위해 수출 물량을 전년 대비 100% 이하로 관리하는 것은 최소한의 안전장치”라고 했다.

또한 산업부는 정유업계가 정부 규제 때문에 수출 기회를 잃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수치상 사실과 다르다고 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올해 3~6월 정유업계의 3대 유종(휘발유·경유·등유) 수출량은 전년 동기 대비 78.7% 수준에 그쳐, 정부가 허용한 제한선(100%)에도 미달했다.

아울러 산업통상자원부는 “수출 제한 대상이 아닌 항공유·윤활기유 등을 포함한 전체 석유 제품 수출액은 50.9%나 급증했다”면서 정유업계의 전체적인 수출과 수익성이 악화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업계는 “석유제품은 정제 과정에서 여러 유종이 함께 생산되는 연산품으로, 해외 수요가 많은 특정 유종만 더 많이 생산해 수출할 수 없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유사들은 정부 방침(내수 90% 유지)을 준수하려 100을 생산해도, 정작 내수 경기 위축으로 시장이 85만 소비하면 15의 잉여 물량이 발생하는데, 남는 잉여 물량을 탄력적으로 수출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10일 자신의 SNS에 “석유제품의 국내 공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은 정부가 양보할 수 없는 책무”라고 말했다. 정부가 최고가격제와 수출 통제의 동시 시행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함에 따라, 정유사들의 경영상 제약은 중동 사태가 해결될 때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김 장관은 “물론 비상조치는 필요 이상으로 오래 유지해서는 안 되나 위험이 사라지기 전에 안전장치를 먼저 걷어내서도 안 된다”며 “정부는 국제유가와 원유 도입, 국내 재고와 정유시설 가동 상황을 면밀히 살펴 여건이 충분히 안정되면 필요한 조치를 정상화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민성 기자(km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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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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