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21조원 유증… AI·파운드리 투자금 확보

삼전, 美 테일러 팹 가동 앞두고 대규모 공채

파운드리 인상에 수익성↑… "선단공정 경쟁"

미국 인텔이 초대형 유상증자를 기반으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재건에 속도를 내면서 삼성전자와 2위 자리를 놓고 승부를 건다. 인텔은 최근 2년간 파운드리 사업에서 대규모 적자를 내며 휘청이기도 했지만, 올해 흑자 전환에 성공하면서 선단 공정 경쟁력 확보에 힘을 준다.

삼성전자는 조만간 미국 테네시주 테일러 신규 팹(공장) 가동을 앞두고 대규모 인력 채용에 나서며 2위 자리를 굳히는 동시에 TSMC와의 격차를 좁혀간다는 전략이다.

인텔은 10일(현지시간) 보통주 추가 발행 공모를 통해 200억달러(약 28조3000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한다고 공시했다. 이는 인텔이 1971년 상장한 이후 처음으로 진행하는 대규모 주식 공모다.

인텔은 신주 발행으로 확보한 실탄을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등을 위한 자본지출과 운전자본 등에 사용할 예정이다. 특히 파운드리 사업 재건을 위한 투자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인텔은 올 2분기 파운드리 매출이 58억달러(약 8조5000억원)로 작년 동기보다 31% 증가했다. 단순 금액으로는 삼성전자의 2분기 시스템LSI·파운드리사업부 매출 추산액(약 7조원)보다 많다.

다만 인텔 파운드리는 대부분 내부 물량으로, 외부 고객 물량 규모가 그리 크지 않아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가 집계하는 파운드리 점유율 '톱10' 기업엔 포함되지 않는다.

미 IT전문지 테크아이에 따르면 인텔은 올 1분기 파운드리 매출이 54억달러인데, 이 중 외부 고객 대상 매출액은 1억7400만달러에 그친다.

인텔은 2024~2025년 파운드리 사업에서 대규모 적자를 냈지만, 18A 수율 개선 등으로 올해 들어서는 수익성이 회복됐다. 립부 탄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실적발표에서 "2분기엔 18A 출하량이 의미 있는 수준으로 증가했고, 수율도 기대치를 상회했다"며 "내년 하반기 14A 시제품 생산, 2028년 대량생산에 착수할 예정으로, 세계적 수준의 웨이퍼·패키징 파운드리 기업으로 정착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올 4분기 중 미 테일러 팹 가동을 시작하면서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낸다. 테일러 팹에서는 테슬라의 'AI5' 칩을 비롯해 2나노 공정이 주로 대상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퀄컴의 차세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도 수주한 만큼, 이 역시 2나노 공정인 테일러 팹에서 생산할 가능성을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테일러 팹 본격 가동을 앞두고 대규모 인재 채용에 나서고 있다. 우선 신입사원 공채를 비롯해 제조·품질·신뢰성(MQR), 화학기상증착(CVD) 프로세스, 수율 등 분야의 엔지니어와 전담 변호사 등도 뽑고 있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의 테일러 팹 가동과 함께 대규모 파운드리 수주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르면 내년 흑자 전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파운드리 역시 메모리 공급난과 맞물려 가격이 오르는 등 수익성이 호전되고 있다.

TSMC는 지난달 매출액이 4675억8000만대만달러(약 20조6000억원)로 작년 동월보다 44.7% 증가하며 역대 최대 월별 실적을 다시 한 번 경신했다. TSMC는 올해 매출 증가율 가이던스를 기존 30%에서 40%로 높였고, 자본 지출도 520억~560억달러에서 600억~640억달러(약 85조~90조7000억원)로 상향했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에 대해 "파운드리 사업은 대규모 투자 금액과 충분하지 못한 수율로 적자를 내고 있다"면서도 "내년부터 본격화 할 테슬라향 2나노 공급을 시작으로 양산 역량을 확보하게 되면 글로벌 파운드리 최선단 공정 독점 구도에서 점유율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장우진 기자 jwj17@dt.co.kr

삼성전자가 건설 중인 텍사스 테일러 반도체 공장 전경.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건설 중인 텍사스 테일러 반도체 공장 전경. 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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