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진 촉구 당원들 "재신임, 전 당원 투표로"
張 지지 세력, 장 대표 지지에 3만여명 서명
책임당원협 "적법한 절차로, 중진도 대응해야"
당 지도부 "장 대표, 별도로 대응하지 않을 것"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사퇴론을 둘러싼 집안싸움이 당원 간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장 대표를 지지하는 강성 당원들에 맞서 장 대표의 퇴진을 촉구하는 당원들이 '전 당원 투표'로 거취를 정하자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장 대표의 거취를 두고 사실상 '끝장전'에 돌입하면서 '당원 중심 정당'을 앞세운 장 대표의 리더십 강화 행보가 시작부터 위기를 맞았다.
장 대표의 퇴진 운동을 주도하는 '장동혁 대표 퇴진 촉구 서명운동 추진단'은 11일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대표 재신임 투표'를 제안했다. 이들은 장 대표의 퇴진을 촉구하는 '2만7000여명의 퇴진 서명 연판장'을 앞세웠다.
해당 서명을 주도한 책임당원 박인규씨는 "장 대표는 '지방선거 참패'라는 엄중한 정치적 책임을 지기는커녕 자신의 대리인을 윤리위원으로 앉혀 윤리위를 사당화하고 징계 권한을 정치적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소수의 강성 목소리가 당 전체의 뜻인 것처럼 왜곡하고 그 목소리에 편승하는 정치가 되풀이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씨는 "장 대표가 당원의 지지를 자신한다면 당원이 직접 참여하는 투표로 '진짜 당심'을 확인하면 될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난 대선 당시 한덕수-김문수 후보 교체 파동에서도 전 당원 투표를 통해 우리 당이 선출한 후보를 지켜냈다"며 "무엇보다 장 대표 본인이 지난 2월 사퇴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전 당원 투표를 먼저 언급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비당권파를 비롯한 당 중진들은 이들의 요구에 적극 응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박씨는 "3선 이상 중진 의원 33명에게 연판장을 전달했지만 메일을 확인한 16명의 의원들이 참여 여부 관련 답변이 없었다"며 "중진 의원조차 선뜻 나서지 못하고, 강성 지지층의 반발이 두려워 침묵하는 것이 더 안전한 정당이 지금 국민의힘이 처한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장 대표 퇴진 촉구에 맞서 장 대표를 지지하는 당원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이들은 지난 지방선거 이후 장 대표의 사퇴론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장 대표 지지자들은 지속적으로 장 대표 사퇴와 비판을 하는 의원들에게 '문자 항의' 등을 하고 있다. 장 대표에게 반기를 든 정치인들에게 '당내 분열을 조장하는 인사'라고 규정하며 징계 요청서도 제출했다.
또한 장 대표 퇴진 운동에 맞서 장 대표 팬카페인 '만사혁통' 회원들은 3만명 넘는 '장 대표 지지 서명'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힘입어 장 대표도 "2만여명의 당원들의 의사가 100만명 넘는 전체 당원의 의사를 대신할 수 있느냐"며 당원들의 사퇴론을 일축했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국민의힘 책임당원협의회는 "책임당원은 특정 계파의 정치적 소모품이 아니"라며 "전 당원 투표가 필요하다면 자신들이 만든 서명지가 아닌 당헌·당규에 따른 정당한 절차를 거쳐 모든 책임당원에게 판단을 맡기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중진들을 향해 "중진이면 중진답게 행동해야 한다. 계파의 이해관계를 계산하지 말고 당의 미래를 말하라"며 "당 대표를 지지하든 반대하든 그것은 자유지만 당헌·당규와 민주적 절차만큼은 지켜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우리도 장 대표에게 무조건적인 면죄부를 줄 생각은 없다"며 "당 대표는 당원과 국민 앞에 책임을 져야 한다. 정책과 메시지, 당 운영에 문제가 있다면 당연히 비판받아야 한다. 그 판단 역시 공정한 절차와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대표는 오는 26일 취임 1주년을 앞두고 당원 중심의 정당을 표방하며 당권 강화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전 당원 투표 요구에는 일일이 대응하지 않을 방침이다. 박충권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특정 목적을 갖고 당 대표를 흔들고 국민의힘의 전투력 약화시키는 행위에 대한 정치적 대응 가치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며 "장 대표를 지지하는 당원도 현재 3만6000명 넘는 분들이 서명한걸로 안다. 양쪽 의견이 다른데 당 전투력을 깎아내리는 상황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임성원 기자 son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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