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LG이노텍·삼성전기 고부가 기판 추격 속도
CXMT·BOE 등 반도체·디스플레이 ‘전방위 확산’
중국 인쇄회로기판(PCB) 업체들이 인공지능(AI) 서버와 고성능 컴퓨팅(HPC), 광통신 등 고부가 시장을 겨냥한 대규모 투자에 나서고 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에 이어 PCB에서도 중국 업체들이 생산능력을 빠르게 확대하며 한국 기업들이 선점한 고부가 기판 시장을 추격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PCB업체 선전 MTC와 광둥 엘링턴 일렉트로닉스는 최근 증자를 통해 총 27억5000만위안(약 5200억원)을 조달했다. 두 회사는 조달한 자금을 고부가 PCB 생산시설 구축과 스마트 제조 역량 강화에 투입할 계획이다.
앞서 선전 MTC는 지난 4일 장시성 난창에서 PCB 연구개발(R&D) 및 생산기지 구축 프로젝트 협약을 체결했다. 7억5000만위안을 투입해 미니·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용 특수 PCB와 광모듈용 PCB를 생산하는 스마트 제조시설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완공 이후 월 10만㎡ 규모의 미니·마이크로 LED용 PCB와 월 10만㎡ 규모의 광모듈용 PCB 생산능력을 확보할 예정이다. 상업 생산은 내년 하반기 시작을 목표로 한다.
엘링턴 일렉트로닉스는 최대 20억위안 규모의 사모 방식 유상증자를 추진한다. 조달금 가운데 18억5000만위안은 고부가 PCB 스마트 제조 프로젝트에 투입하고 1억5000만위안은 운영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회사는 기존 중산 산업단지에 고다층(HLC) 및 고밀도회로(HDI) PCB 생산시설을 구축한다. 서버와 고속 스위치, 라우터, AI 가속기 카드, 컴퓨트 트레이용 메인보드, 통신장비 등을 주요 제품군으로 삼고 광모듈 제품 생산능력도 확보한다. 완공되면 연간 40만㎡ 규모의 고부가 PCB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중국 기업들은 최근 범용 PCB에서 벗어나 고사양 제품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중이다. MTC는 차세대 디스플레이와 광통신용 PCB를, 엘링턴 일렉트로닉스는 AI 서버와 고속 네트워크 장비에 들어가는 HLC·HDI PCB를 겨냥했다. AI 데이터센터와 고성능 전자기기 시장이 커지면서 고속 신호와 미세회로, 다층 구조 등 높은 기술력을 요구하는 PCB 수요가 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서버·AI용 고부가 PCB 시장에서는 이비덴, 신코 전기 등 일본 기업을 비롯해 한국 업체들이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다.
LG이노텍은 반도체 패키지 기판인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FC-BGA)'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낙점하고 고사양 제품 중심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기도 FC-BGA를 중심으로 반도체 패키지 기판 사업을 고도화하고 있다.
중국 기업들의 추격은 최근 반도체, 디스플레이를 넘어 PCB로도 확대된다. 최근 중국 최대 메모리 업체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는 대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D램 생산능력 확대 등에 투입하는 등 메모리 시장에서 한국 기업과의 격차를 좁히려고 하고 있으며, 디스플레이에서도 BOE 등 중국 업체들이 OLED 생산라인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에서 나타난 중국의 추격 방식은 PCB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며 "대규모 자금을 선제적으로 투입해 생산능력을 확보한 뒤 기술 고도화와 공급망 내재화를 병행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이상현 기자 ishs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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