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탈USA 지분 100% 인수 제안
오스탈, 한화에 4주간 실사 허용
美 핵잠수함 공급망 참여 발판
한화그룹이 호주 조선·방산업체 오스탈의 미국 사업부 '오스탈 USA' 인수를 추진한다. 인수가 성사되면 한화는 미 해군 함정 건조는 물론 버지니아급·컬럼비아급 핵추진잠수함 공급망과 연결된 생산 기반까지 확보하게 된다.
한화디펜스USA는 오스탈의 미국 사업부 인수를 위한 예비적이고 구속력 없는 제안을 했다고 10일(현지시간) 밝혔다. 오스탈도 한화디펜스USA로부터 오스탈 USA의 사업 법인과 운영자산을 인수하는 내용의 제안을 받았다고 밝혔다. 한화가 제시한 기업가치는 10억5000만~12억달러(약 1조5000억~1조7000억원) 수준이다.
한화디펜스USA는 이번 제안에 대해 오스탈 USA의 사업 운영과 재무 상태 등을 평가하기 위한 실사를 전제로 한다고 설명했다. 오스탈 이사회는 한화에 4주간의 실사 기간을 부여했다.
한화 측은 "미국 조선업 재건에 기여하는 것을 우선 과제로 삼고 있으며 미국 내 사업 기반을 확대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화는 오스탈 본사에 대한 지분 투자를 확대해온 데 이어 핵심 사업인 미국 법인까지 품으며 현지 조선·방산 사업의 외연을 넓힌다는 구상이다. 한화는 앞서 오스탈 지분을 19.9%까지 확대했다.
오스탈 USA는 미 해군과 해안경비대 함정을 건조하는 미국의 주요 조선·방산업체다. 앨라배마주 모빌에 조선소를 두고 있으며 약 3500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는 선박 수리시설도 운영하고 있다.
오스탈 USA는 미국 핵추진잠수함 공급망에 참여하고 있다. 회사는 제너럴다이내믹스 일렉트릭보트에 잠수함 모듈을 공급하고 있는데, 이 모듈은 미 해군의 버지니아급 공격형 핵추진잠수함과 컬럼비아급 전략 핵추진잠수함 건조에 활용된다.
한화가 오스탈 USA 인수에 성공하면 미국 해군 함정 건조 역량뿐 아니라 핵추진잠수함 프로그램과 연결되는 생산 기반까지 확보하는 셈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거래가 성사될 경우 한화가 오스탈 USA 조선소를 기반으로 미국의 민감한 해군 프로그램을 포함한 주요 국방 계약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고 전했다.
이번 인수 추진은 한화가 미국에서 구축하고 있는 조선·방산 사업 기반을 한 단계 확대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화는 2024년 미국 필라델피아의 필리조선소를 인수하며 미국 조선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이후 수십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통해 필리조선소의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시설을 현대화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 정부·해군과의 사업 접점도 넓히고 있다. 한화는 최근 1년간 미국 정부가 발주한 미사일 추적함 건조 사업을 수주한 데 이어 해군 작전 과정에서 연료와 장비를 공급하는 군수지원함 설계 사업도 확보했다.
여기에 오스탈 USA까지 더해질 경우 한화의 미국 조선사업 포트폴리오는 필리조선소와 오스탈 USA를 양대 축으로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상선과 특수선 건조 역량을 갖춘 필리조선소에 미 해군 함정과 핵잠수함 모듈 생산 경험을 보유한 오스탈 USA가 더해지면서 미국 내 함정 건조·유지보수와 잠수함 공급망까지 사업 영역을 넓힐 수 있어서다.
방산 부문의 현지화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한화디펜스USA는 미군에 탄약과 추진제를 공급하기 위해 아칸소주에 생산시설을 건설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한화의 이 같은 행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자국 조선업 재건과 해군력 강화를 추진하는 가운데 이뤄지고 있다. 미국이 부족한 함정 건조·정비 능력을 확충하는 과정에서 한국 조선업계와의 협력을 확대하고 있는 만큼 한화도 현지 생산기반을 선제적으로 확보해 사업 기회를 넓히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실제 인수까지는 넘어야 할 절차가 남아 있다. 오스탈 USA가 미 해군의 핵추진잠수함 등 민감한 국방 프로그램 공급망에 참여하고 있는 만큼 거래는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와 국방방첩안보국(DCSA) 등 관계 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임주희 기자 ju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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