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료들이 다퉈야 국민 안 싸워”…부처 엇박자 지적에 정면 반박

“국민 삶을 기성 제도에 꿰맞추지 마라”…ISA 개편 등 정책 엇박자 질책

세법개정안 반발에 구윤철 재경부 장관 정조준…공직기강 전방위 메시지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각료들이 논쟁하고 다퉈야 국민들이 다투지 않는다”며 정부 정책을 둘러싼 부처 간 치열한 토론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최근 국정 운영을 두고 불거진 부처 간 엇박자 지적에 대해 “현안에 대해 부처가 다른 의견을 가진 것 자체가 문제인 것처럼 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주 52시간 예외 적용 도입을 둘러싼 산업통상자원부와 고용노동부 간 이견을 예로 들며 “갑론을박하고 조정해 결론에 이르는 과정이 가장 민주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업 입장을 대표하는 산업부와 중소벤처기업부, 노동자를 대변하는 노동부가 정책을 두고 치열하게 논쟁해야 현장에서 덜 다툰다”며 “정책은 이견이 없는 명백한 진리와 다르기에 안을 낼 때는 변경의 여지가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논란이 된 세제 개편안과 관련해서는 경제 부처를 향한 강도 높은 질책이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세법개정안의 수정·보완 가능성을 시사한 것을 두고 “입법 예고를 해 국민 의견을 듣는 것이지, 한번 결정했으니 그대로 ‘고(go)’ 하는 것이 일관성이 있는 것이냐”고 꼬집었다.

이에 구 부총리가 “정부안은 확정안이 아니며, 8월 3~20일 충분한 국민 의견을 듣고 다시 수정해 완성도를 높여가는 과정”이라고 해명하자, 이 대통령은 “재경부 장관은 그걸 아셔야 한다. 세금 만지는 사람은 바꾸면 반드시 욕을 먹게 돼 있다”며 “혜택 보는 쪽은 가만히 있고 부담이 늘어나는 쪽은 엄청난 반감을 가지니 무조건 기어서 다니시라”고 경고했다.

이 대통령은 정책 수립에 있어 체감도를 높일 것도 거듭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정책이 국민이 처한 상황을 따라가야지, 거꾸로 국민의 삶을 기성 제도에 억지로 꿰맞추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며 “기존 사회안전망 체계에 부족함이 없는지 점검하고 어려운 국민의 삶을 살피는 진정한 공복의 자세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2030 세대와 투자자들의 강한 반발을 부른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개편 및 주가 누르기 방지법안 논란을 염두에 둔 질책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지난 7일에도 관련 상황 점검 회의에서 제도 설계의 문제를 지적하며 전면 재검토를 지시한 바 있다.

아울러 공직 기강 확립을 위한 확실한 신상필벌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대다수 공직자는 충직하게 봉사하지만, 일부는 권한을 악용해 사익을 추구하거나 할 일을 안 하는 경우가 있다”며 “성과를 내는 공직자에 대한 포상과 보상을 철저히 하되, 무책임하거나 부정부패 행위를 하는 경우 엄정한 문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열심히 잘하려고 했는데 실패하는 경우에는 문책이나 감사를 배제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김윤정 기자(kking152@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