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사업자 간 거래에 적용되던 이른바 '트래블룰'의 100만원 기준이 폐지된다. 해외 가상자산사업자나 개인지갑과의 거래에도 위험도에 따라 자금세탁방지 의무가 차등 적용된다. 가상자산사업자 신고 심사 대상도 최대주주와 대표자까지 확대된다.

금융정보분석원(FIU)은 11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은 가상자산사업자 신고제와 자금세탁방지 체계를 강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개정안에 따르면 가상자산사업자 신고 심사 대상인 '대주주' 범위에 대표이사 또는 이사의 과반수를 선임한 주주와 최대주주가 법인인 경우 해당 법인의 최대주주와 대표자까지 포함된다.

신고 불수리 요건도 구체화됐다. 가상자산사업자는 부채비율 200% 이하를 유지해야 하고 최근 3년간 채무불이행 등 신용질서 훼손 사실이 없어야 한다. 부실금융기관에 해당하거나 금융관계법률에 따라 영업 인허가·등록 등이 취소된 전력이 있어도 제한된다.

임원과 대표자는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상 자격요건을 충족해야 하며, 대주주 역시 부실금융기관에 해당하거나 금융관계법률에 따라 인허가 등이 취소된 금융기관의 대주주가 아니어야 한다.

가상자산사업자가 전산설비와 보안설비, 물적설비, 내부통제체계를 갖추고 있는지도 심사 대상에 포함된다. 기존 사업자에는 일부 요건에 대해 1년의 유예기간이 부여된다.

자금세탁방지 규제도 강화된다. 그동안 신고 가상자산사업자 간 이전 거래에 적용되던 정보제공의무, 이른바 트래블룰은 100만원 이상 거래에만 적용됐지만 앞으로는 전체 거래로 확대된다.

FIU는 100만원 미만으로 거래를 쪼개 규제를 피하는 이른바 '쪼개기 송금'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실제 보도자료에는 약 29억원을 입금한 뒤 100만원 미만 단위로 216회에 걸쳐 가상자산을 분할 이전한 규제 회피 의심 사례가 제시됐다.

해외 가상자산사업자나 개인지갑과의 거래도 위험도에 따라 허용 범위가 달라진다. 저위험 해외 거래소와의 이전 거래는 허용하되, 그 밖의 해외 거래소와 개인지갑은 송수신인을 확인하는 경우에 한해 허용한다. 고위험으로 분류된 경우 거래가 금지된다.

특히 1000만원 이상 거래에 대해서는 자체적인 의심거래 관리체계를 구축·운영해야 한다. FIU는 해외 거래소와 개인지갑을 이용한 자금세탁 의심거래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제도 강화 배경으로 들었다.

고객확인의무도 보다 구체화된다. 고객확인사항을 적정하게 확인해야 하고, 강화된 고객확인 대상 여부는 고객 특성과 거래 형태, 이용 상품과 서비스의 위험도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도록 명확히 했다.

이번 개정안 가운데 가상자산사업자 신고제와 퇴직자 제재조치 통보 관련 내용은 오는 20일부터 시행된다. 나머지 규정은 공포 후 6개월이 지나 시행될 예정이다. FIU는 이에 맞춰 특정금융정보법 감독규정 개정도 함께 추진한다.

FIU는 "강화된 신고제에 맞춰 신고사항 제출서류와 심사기준·방법 등을 담은 신고매뉴얼 개정안을 마련하고 업계 설명회도 개최할 예정"이라며 "가상자산 이전거래 등에 대한 감독을 강화해 자금세탁방지와 이용자 보호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김지영 기자 jy1008@dt.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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