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상승장이 이어진 올해 상반기 SK하이닉스를 담보로 한 증권담보대출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60대 이상 고령층의 대출 비중이 가장 컸지만 증가세는 40대에서 두드러졌다. 이후 반도체주가 큰 폭으로 조정을 받은 만큼 반대매매 등 레버리지 투자 위험이 커졌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11일 국회 정보위원회 이양수 위원장실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10대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의 ‘연령별·종목별 담보대출 잔액’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SK하이닉스 담보대출 잔액은 845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5월 말 1571억원과 비교하면 437.9% 증가한 규모로, 2023년 1월 말 이후 최대치다.
반면 삼성전자 담보대출 잔액은 1조9041억원으로 SK하이닉스보다 규모는 컸지만 1년 전보다 감소했다. 지난해 5월 말 2조9680억원에서 같은 해 10월 말 3조263억원까지 늘었다가 11월 1조8070억원으로 급감한 뒤 변동성이 큰 흐름을 보였다.
증권담보대출은 투자자가 보유한 주식을 담보로 증권사에서 자금을 빌리는 서비스다. 반도체주 상승장에서 주가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컸던 SK하이닉스로 대출 수요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SK하이닉스 주가는 지난 5월 말 233만3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0만4500원보다 약 11.4배 올랐다. 삼성전자도 같은 기간 5만6200원에서 31만7000원으로 5배 이상 상승했다.
연령별로 보면 60대 이상이 여전히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지난 5월 말 삼성전자 담보대출 가운데 69.0%인 1조3130억원이 60대 이상에서 나왔다. SK하이닉스 역시 60대 이상이 4417억원으로 전체의 52.3%를 차지했다.
다만 증가 속도는 40대가 가장 빨랐다. 삼성전자 담보대출에서 40대 비중은 지난해 5월 말 3.4%인 1022억원에서 올해 5월 말 8.4%인 1593억원으로 높아졌다.
SK하이닉스는 증가폭이 더욱 컸다. 같은 기간 40대 담보대출 잔액은 133억원에서 1489억원으로 10배 이상 불어나면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8.5%에서 17.6%로 두 배 이상 확대됐다. 반면 50대 비중은 두 종목 모두 감소했다.
40대 이하에서 담보대출이 빠르게 늘어난 만큼 일부 자금이 추가 주식 매수 등 이른바 ‘빚투’에 활용됐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문제는 이후 반도체주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는 점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 6월 장중 고점을 기록한 뒤 7월 들어 주가가 고점 대비 절반 수준까지 밀렸다.
증권담보대출은 주가 하락으로 담보가치가 일정 수준 아래로 떨어졌을 때 투자자가 대출금을 갚거나 추가 담보를 제공하지 못하면 증권사가 보유 주식을 강제 처분하는 반대매매가 발생할 수 있다.
실제 지난 6~7월 미수금 대비 위탁매매 반대매매 비중이 10%를 웃돈 가운데 예탁증권담보융자 잔액도 지난 5월 말 26조3178억원에서 이달 7일 24조4150억원으로 약 2조원 감소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반대매매가 발생했거나 투자자들이 손실을 감수하고 주식을 처분하면서 대출 규모를 줄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양수 위원장은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레버리지를 활용한 투자자들의 손실이 확대됐을 수 있다”며 “당국이 반대매매 등 리스크 관리와 투자자 보호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김지영 기자(jy1008@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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