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EPA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EPA 연합뉴스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의 배터리 공급망 독점과 수출 통제 강화에 대응해 국방부 금융 지원금을 차세대 배터리 기술 개발에 집중적으로 투입하기로 했다.

미국 IT 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은 11일 중국의 배터리 기술에 대응하기 위해 안보에 투자하는 자금까지 지원키로 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기업들은 현재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전력망 에너지고장장치(ESS), 전기차(EV) 등에 광범위하게 쓰이는 상용 배터리(가성비 좋은 중저가 배터리)와 주요 핵심 원자재 공급망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디인포메이션은 미국 정부가 중국의 기습적인 핵심 소재 수출 통제 위험에 심각한 우려를 느끼고 있으며, 기존 기술의 단순 추격보다는 국방부 산하 대출 및 자금 지원 프로그램을 활용해 단숨에 중국을 제치는 ‘중간단계 생략 도약’(Leapfrogging)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러한 전략적 전환은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 나트륨 이온 배터리, 고밀도 리튬메탈 등 차세대 배터리 스타트업과 국방 및 핵심 안보 인프라용 배터리 제조 기반을 미국 내에 조속히 구축한다는 로드맵과 연결된다. 이를 통해 중국에 대한 기술 및 원자재 의존도를 근본적으로 끊어내겠다는 의지다.

이러한 미국 정부의 차세대 배터리 육성 정책과 공급망 탈중국화 기조는 미국 시장에 대규모 투자를 집행해 온 한국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에게 위기인 동시에 기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단기적으로는 트럼프 행정부의 보조금 정책 재편과 자국 우선주의 강화로 인해, 기존 보조금 혜택 축소나 차세대 기술 지원 대상에서의 소외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

특히 미국 정부의 국방 및 안보 연계 자금이 자국 스타트업과 내수 기업으로 집중될 경우, 상용 NCM(니켈·코발트·망간)이나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생산 공장에 거액을 투자한 한국 기업들의 단기 수익성에 일부 부담이 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업계는 중국산 배터리와 원자재에 대한 미국의 규제가 대폭 강화됨에 따라, 미·중 갈등의 반사이익을 얻어 북미 시장 내 입지를 단단히 다지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한국 배터리 3사는 이미 글로벌 최고 수준의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 및 고성능 제품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미 국방부나 정부 차원의 차세대 공급망 생태계 조성 과정에서 검증된 대량 생산 능력을 갖춘 핵심 파트너로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

결과적으로 한국 배터리 기업들이 중국산 원자재 탈피(탈중국 공급망 재편) 속도를 높이고, 전고체 및 차세대 소재 분야의 상용화 시점을 앞당겨 미국 정부의 차세대 배터리 정책 프레임에 신속히 부합한다면, 이번 트럼프 행정부의 조치가 시장 지배력을 한층 공고히 하는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이규화 대기자(david@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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