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제개편안이 나온 지 일주일도 안 돼 정부가 추가 손질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시장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10일 업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여당은 이달 중 세제개편안과 관련해 당정 조율을 마치겠다고 밝히며 추가 논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정부는 청년 및 신혼부부를 위한 금융지원 확대도 검토하겠다고 했지만 오락가락하는 정책 방향에 시장 불신이 쌓여가고 있다.
부동산 세제개편 이후 관련 불만이 쏟아지면서 국민 의견 청취 목적으로 열린 부동산 토론회는 무용지물이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부동산 커뮤니티에선 "투기꾼을 잡는다더니 한 집에 장기 거주한 노인들만 잡았다", "전면 재수정해야 하는 거 아니냐"는 등의 불만과 토로가 잇따르고 있다.
재정경제부가 입법예고한 종합부동산세법 개정안에도 3250건 이상의 입법 의견이 쏟아졌다. 실거주 1주택자와 비거주 1주택자 간 과세 차등에 대한 지적,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에 대한 지적 등이 이어지고 있다.
익명을 요청한 한 부동산 전문가는 "정부가 (부동산 토론회를 통해) 의견 수렴을 했지만,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며 "(발표 전부터) 1주택자들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됐던 만큼, 정밀하게 정책을 설계할 필요가 있었다"고 전했다.
세제 개편 발표 일주일 만에 정책의 수정 가능성이 언급되면서 시장은 혼란스러운 분위기다. 이날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은 6만1650건으로 세제개편 변동 가능성이 언급된 전날(6만2516건) 대비 1.4%가량 줄었다.
세제 개편 발표 이후 아파트 매물은 전반적으로 증가세를 이어오며 2000건가량 늘었는데, 지난 9일과 10일 이틀 연속 줄어들며 감소세로 돌아섰다.
아울러 이번 세제 개편이 초고가주택 과세 강화에 집중했을 뿐, 실수요자들의 주거안정은 고려하지 않았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약 1년 전(2025년 8월 15일 기준)과 비교해 서울에서 아파트 매물이 늘어난 곳은 강남3구 및 용산구, 성동구에 그친다. 구체적으로 보면 서초구가 5006건에서 8014건으로 60% 늘었고, 강남구(6254건→9808건) 57%, 용산구(1267건→1796건) 41.7% 등의 순이었다.
호가 하락은 몇몇 고가 주택이 밀집한 지역 위주로만 발생했을 뿐 실수요자가 많은 중저가 지역에선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부동산 문제를 두고 단편적으로 정책을 세우다보니 땜질식 처방이 이어지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신보연 세종대 부동산AI융합학과 교수는 "세제와 금융, 공급 정책을 한 테이블에 올려두고 논의할 필요가 있는데, 단편적으로 한 분야만 보고 정책을 세우다보니 추후에 다시 수정하는 문제가 발생해 왔다"며 "세금, 토지거래허가제, 대출 규제 등이 맞물려 있기 때문에 어느 한 부분을 강화하면 다른 부분에서 또 부작용이 나타나는 만큼 수요를 무리해서 억누르기보다 가장 중요한 공급 신뢰도 향상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안다솜 기자 cotto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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