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 형사소송법 시행과 공소청 출범이 이뤄질 10월에 대검찰청 과학수사부(과수부)와 범죄정보기획관실(범정)이 그대로 형태를 유지할 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4일 개정 형소법 공포 이후 법무부는 후속 작업으로 공소청 직제를 정비하기 위해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 등을 검토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대검 과학수사부와 범죄정보기획관실을 어떤 방식으로 존치시킬 것인지에 대해 각자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법과학분석과·DNA화학분석과·디지털수사과·사이버기술범죄수사과로 이뤄진 대검 과수부는 필적과 심리, DNA, 포렌식 등 과학 수사로 공소유지를 지원한다.
여권 일각에선 대검 과학수사부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나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으로 이관할 것을 주장한다. 검찰개혁 강경파인 황운하 조국혁신당 의원은 지난 4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대검의 과학수사부·디지털포렌식센터 등을 중수청으로 이관하는 게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행정안전부의 중수청 직제안에도 사이버기술수사과·디지털수사과·AI가상자산분석과 등 3개 과로 구성된 ‘과학수사국’을 설치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황 의원의 논리는 과수부와 국과수가 중복 운영하는 게 비효율적인 데다, 공소청 내 자체 과학수사 기구가 우회적인 직접 수사 도구로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여권 내 일부 시각을 반영한 것이다.
여권에선 특히 대검 과수부가 관리하는 디지털 증거 관리 서버 ‘디넷(D-NET)’과 ‘엔디파스(NDFaaS)’가 압수수색 영장 범위를 벗어난 전자정보를 통째로 보관해 별건 수사에 활용하는 ‘디지털 캐비닛’이 될 수 있다는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검찰의 입장은 이와는 결이 다르다. 국과수의 1차 검증을 독립적으로 다시 검증하는 대검 과수부가 기소 여부를 판단하고 공소를 유지하는 데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2022년 성범죄 정황이 암장될 뻔한 ‘부산 돌려차기 사건’ 등에서 대검 과수부가 축적한 과학수사 역량이 사장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당시 대검 과수부는 피해자의 청바지·속옷·상의·카디건의 121개 부위를 정밀감정한 끝에 청바지 안쪽 허벅지에서 가해자의 DNA를 검출함으로써 용의자의 죄명을 강간살인미수죄로 바꿀 수 있었다.
살인범 장윤기의 ‘전남광주 여고생 살인 사건’에서도 범죄의 목적을 납치와 강간 목적 살인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정부와 여권 일각의 의심을 불식시키려면 국과수처럼 과수부를 대검에서 아예 독립하는 방안도 검찰 안팎에서 거론되고 있다.
한편, ‘검찰총장의 눈과 귀’로 불리며 정권이 바뀔 때마다 부침을 거듭한 범죄정보기획관실에 대해선 직접 수사 기능이 없어지는 만큼 일부 인력조정은 불가피하더라도, 아예 폐지해선 안된다는 게 검찰의 입장이다. 검찰 관계자는 “경찰의 사건 조작 정보를 기초로 사실관계를 확인해 보완수사를 요구하거나 기소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며 “경찰에 대한 견제 장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양수 기자(yspark@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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