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개편안과 ‘주가 누르기 방지법’에 대한 재검토에 돌입했다.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등 부동산 세제 개편안을 둘러싸고 제기된 실거주 예외 요건 확대 등 각계의 다양한 요구를 반영해 제도 보완을 고심하고 있다.
9일 정부에 따르면 재정경제부는 세제개편안 입법예고 시작 후 제출된 각계의 입법 의견과 이재명 대통령 및 정치권의 지적을 고려해 이견이 다수 제기된 이들 법안을 재검토 중이다.
특히 세제 개편안 재검토는 해당 법안들이 가입자의 선택권을 제한하고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정치권과 대통령의 강도 높은 지적에 따른 조치다. ISA의 경우 투자 대상을 국내로 한정한 생산적 금융 ISA를 신설하면서 기존의 한도 이월을 폐지하고 계약 기간을 축소한 점이 가입자들의 강한 반발을 샀다.
상속·증여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기업이 고의로 주가를 낮추는 편법을 막기 위한 주가 누르기 방지법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당초 정부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을 잣대로 삼으려 했으나 기업들이 특정 기간에만 PBR을 관리하는 꼼수를 부릴 수 있다는 비판을 수용했다.
이에 정부는 주가가 순자산가치의 80% 미만으로 떨어질 경우 상속세 부과 시 비상장사 평가 방식을 준용하도록 한 국회 발의안 등을 참고해 보다 실효성 있는 판단 기준을 재논의할 방침이다.
부동산 세제 개편안과 관련해서도 제도를 보완해 달라는 국민들의 입법 의견이 쇄도하고 있다. 법제처에 접수된 4000여건의 의견 중 가장 뜨거운 쟁점은 실거주 예외 요건의 확대다. 현재 정부안은 직장, 취학, 질병 등 부득이한 사유로 타 지역으로 이전할 경우 최장 3년까지 비거주 기간을 거주로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조부모의 손주 돌봄에 따른 이주나 리모델링 공사로 인한 장기 이주 등도 예외로 폭넓게 인정해 달라는 목소리가 높다. 정부는 갭투자와 같은 편법 악용 가능성을 경계하면서도, 억울한 납세자가 나오지 않도록 향후 시행령 개정 과정에서 예외 사유를 탄력적이고 신축적으로 운용하겠다는 입장이다.
부동산 관련 세부 공제 요건에 대한 정비 요구도 이어지고 있다. 부부 공동명의 1주택자의 경우 기본공제액이 상향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거주 여부와 주택 가액에 따라 지분별 납부와 1주택 특례 신청 간의 유불리가 지나치게 복잡해져 납세자의 혼란을 가중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정부는 오는 20일까지 이어지는 입법예고 기간 동안 수렴된 국민 의견을 세밀하게 검토할 예정이다. 이후 합리적인 제안을 반영한 최종 수정안을 마련해 차관회의와 국무회의를 거쳐 다음 달 초 정기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주형연 기자(jhy@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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