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황희 의원이 청년 주거난의 대안이라며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보트 하우스처럼 폐기되는 버스를 리모델링한 이른바 ‘버스 하우스’를 대학가 청년들에 공급하자는 구상을 밝혔다. 대당 5000만원이면 신속하게 주택을 공급할 수 있다는 취지다. 하지만 청년들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우리가 난민이냐”, “의원 본인부터 버스에 살아보라”는 분노와 격앙된 반응이 쏟아지자 황 의원은 SNS에서 슬그머니 글을 내렸다. 청년들의 가슴에 또 한 번 대못을 박아놓고는 “순수한 아이디어 차원”이라며 변명하기에 급급하다.

이번 논란은 단순한 정책적 미숙함이나 말실수가 아니다. 서민과 청년들을 자신들과는 다른 계급으로 바라보는 진보 진영 특권층의 오만한 속내가 무의식중에 투영된 결과다. 청년들이 원하는 것은 열심히 땀 흘려 노력하면 번듯한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다는 희망과 안정적인 주거 사다리다. 그런데 고위 정치인들은 자신들의 재산은 꽁꽁 지키면서, 청년들에게는 고작 폐버스를 개조한 임시 거처를 내밀며 만족하고 살라니 이보다 더한 모욕이 어디 있겠는가.

국민들은 이번 사태에서 진보를 표방한 일부 인사들이 반복해온 위선과 이중성의 데자뷔를 본다. 과거 조국 전 법무장관은 “모두가 용이 될 필요는 없다. 개천에서 가재, 붕어, 개구리로 살아도 행복한 세상을 만들자”고 했다. 뒤로는 자신의 자녀에게 온갖 특권을 쥐여주며 용으로 만들면서 서민 자녀들은 개천에 살아도 된다는 이 기만적 행태는 대중에게 깊은 배신감을 안겼다. 문재인 전 대통령 역시 집값을 사상 유례없이 폭등시켜 놓고는, 세금 4억5000만원을 들여 급하게 꾸민 13평짜리 공공임대주택을 찾아 “어린아이 두 명도 가능하겠다”고 말해 청년들을 절망케 했다.

“개천에서 붕어로 살라”던 공감 능력의 결여는 결국 “폐버스에서 살라”는 황당한 망언으로까지 이어졌다. 진보 진영이 입으로는 ‘청년’과 ‘공정’을 외치면서도, 실제로는 청년들을 ‘가붕개’로 보고 있음을 드러난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제대로 된 일자리를 못찾아 좌절하는 청년들이 부지기수다. 표를 얻을 때만 청년을 외치고, 뒤돌아서면 ‘가붕개’ 취급하는 이런 가식적인 행태를 청년들은 똑똑히 기억할 것이다. 정치권은 설익은 이색 실험으로 청년들을 조롱하기 전에, 무너진 주거 사다리를 복원할 실효성 있는 대책부터 내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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