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전고점 대비 53% 급락

1주당 375원 분기 배당 결정...기존과 동일

증권가 "추가 주주환원 정책 주가 반등 열쇠"

"주가는 계속 떨어지는데 배당금을 보면 더 슬퍼지네요. 주주로서 하루도 마음 편한 날이 없습니다."

SK하이닉스의 주가 하락세가 가파르다. 사상 최고가를 찍었던 주가는 한달 새 반토막이 났다. 주주환원 기대감 약화와 미국 낸드플래시 자회사인 솔리다임의 나스닥 상장 추진 등이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SK하이닉스가 3분기 중 내놓을 추가 주주환원 방안이 투자심리 회복과 단기 주가 반등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SK하이닉스, 한달 새 주가 반토막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지난 8일 142만2000원을 기록했다. 지난 6월 24일 사상 최고가(298만7000원)에 비하면 한달 새 반토막(-52.39%)이 났다. 이달 들어서도 주가는 9.25% 급락하며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같은 주가 부진은 메모리 사업의 펀더멘털(기초체력) 보다는 주주환원 발표가 시장의 기대보다 지연된 점이 부각된 영향이 크다.

SK하이닉스는 2025~2027년 주주환원 정책에 따라 주당 연간 1500원(분기당 375원)의 고정 배당을 지급하고 잉여현금흐름(FCF) 발생 시 추가 주주환원과 특별배당을 검토·지급한다.

지난해는 기본 분기 배당 375원에 더해 실적 성과를 반영, 1500원을 추가 배당했다. 지난해 현금배당 총액은 2조951억원이다.

인공지능(AI) 대호황에 역대급 이익을 끌어모으며 추가 주주환원 정책을 내놓을 거란 기대가 컸지만 SK하이닉스는 지난달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연내' 주주환원 방안을 공개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일각에서는 SK하이닉스가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을 앞두고 공시 규제 등을 이유로 주주환원 방안을 공개하지 못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그러나 관련 제한이 적용되는 지난 4일 이후에도 추가 주주환원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이 나오지 않으면서 주주들의 실망감이 커졌다.

주주환원 정책 지연에 투자자들의 실망감이 커지자 SK하이닉스는 지난 7일 보통주 1주당 375원의 분기 배당 결정을 공시하면서 "추가 주주환원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며 구체적인 사항은 3분기 중 확정해 발표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내 주주환원 방안을 공개하겠다고 밝힌 것보다 일정을 앞당긴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르면 이달 중 주주환원 계획이 확정돼 발표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주가 반등, 추가 주주환원 정책에 달려

시장에선 직접적으로 주주에게 재원을 돌려주는 특별 배당이 거론된다. 실제 SK하이닉스는 연초 제시한 순현금 100조원 목표에 빠르게 다가서고 있다. SK하이닉스의 올해 2분기 말 기준 순현금은 69조4000억원으로 전분기 보다 34조원이 늘었다.

유통주식을 줄여 주당가치를 높이는 자사주 매입과 소각도 거론된다. 일각에서는 주식을 쪼개 가격을 낮추는 액면 분할에 나서달라는 요구도 나오고 있다.

ADR을 상장한 SK하이닉스가 '나스닥 상장사'와 비슷한 주주환원책을 내놔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SK하이닉스는 글로벌 반도체 기업과 비교해 주주환원이 보수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앞서 미국 메모리 기업 마이크론은 6월 잉여현금흐름의 100%를 주주에게 환원하겠다고 발표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올해 말 순현금 규모는 993억달러(약 141조원)로 전망된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국내 반도체 제조사들은 막연한 주주환원 정책에 관해 재검토가 필요하다"며 "2023~2024년 과소투자를 단행할 수밖에 없었던 메모리 업체들은 주요 클라우드 서비스 공급자(CSP)의 투자 확대 속에 판매가격 급등과 이익 확장을 누려왔다"고 밝혔다. 그는 "빠르게 증가한 현금흐름 중 잉여분은 주주가치 회복에 우선 배분돼야 마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SK하이닉스는 ADR 상장 이후 마이크론과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격차 축소를 기대했지만 기업 거버넌스 문제가 오히려 격차 확대를 정당화하는 상황"이라며 "시장과 투자자를 만족시킬 수 있는 강력한 주주환원 정책이 발표돼야 할 시점"이라고 짚었다.

김미정 기자 mjk@dt.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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