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CP·전단채 누적 발행 723조…한투증권 증가폭 최대

여의도 증권가 전경.
여의도 증권가 전경.

올해 들어 국내 증시 거래와 개인투자자의 신용거래가 급증하면서 증권사들의 단기자금 조달액이 지난해 2.7배 수준으로 폭증했다. 개인투자자의 신용거래융자 확대에 따른 거래증거금·결제자금 납부 부담이 커진 데 따른 결과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7일까지 국내 증권사의 기업어음(CP) 및 전자단기사채(전단채) 누적 발행액은 총 723조885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267조7175억원 대비 170.4% 증가한 규모다.

특히 만기 5일 이하의 초단기물인 전단채 발행이 증가세를 주도했다. 전단채 발행액은 지난해 244조5966억원에서 올해 666조8244억원으로 172.6% 늘어나 전체 발행 증가액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자금 수요가 단기 운전자금 마련에 집중됐음을 보여준다.

올해 들어 단기차입금 증가나 차입 한도 확대를 공시한 증권사도 대신·DB·삼성·LS·유안타·코리아에셋·키움·한양·현대차증권 등 총 9곳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곳)보다 크게 늘었다.

월별 발행액은 증시 거래가 과열됐던 5월 165조5000억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6월 158조9400억원을 거쳐 7월에는 54조5400억원으로 전월 대비 약 66% 감소했다.

증권사의 단기자금 조달 확대에는 개인 신용거래융자 증가가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국내 증시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해 말 27조2865억원에서 지난 6월 24일 38조6328억원까지 치솟았다가 최근 28조7940억원 수준으로 가라앉았다. 증시 거래대금 급증으로 증권사가 거래소에 자기 재산으로 예치해야 하는 거래증거금 및 결제자금 부담이 늘어난 점도 자금 수요를 키웠다.

증권사별로는 한국투자증권의 발행 증가 폭이 가장 컸다. 한국투자증권의 올해 CP·전단채 발행액은 322조9468억원으로 전년 동기(93조9300억원) 대비 243.8% 급증했다. 이어 미래에셋증권이 전년 동기 대비 43조4100억원 늘었고 NH투자증권(23조5310억원), 하나증권(21조6000억원), 키움증권(21조0000억원) 순으로 증가했다.

증권사들이 단기 차입을 늘린 바탕에는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수료 및 이자 수익 확대 기대가 깔려 있다. 실제 한국투자증권의 올해 2분기 일평균 약정대금은 1분기 대비 55.0% 늘어난 28조6500억원을 기록했다.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도 44.2% 증가한 4524억원을 나타냈다.

업계에서는 증권사의 단기물 발행 확대가 영업 실적 호조 및 원활한 시장 소화에 힘입어 당장 유동성 리스크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다만 차입 만기가 짧아진 상황에서 단기 금리가 상승할 경우 차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CP 91일물 금리는 지난 6월1일 연 3.05%에서 이달 7일 3.15%로 두 달 새 10bp(1bp=0.01%p) 상승했다.

박진우 기자(pjw19786@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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