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통·신용대출 연체액 급증…20·60대 직격탄
우량주 담보대출 2.9조 ‘60대’에 집중…반대매매 폭탄 우려
“단순 투자 실패 아닌 가계부채 뇌관”…당국, 선제적 점검 시급
최근 증시 급락의 여파로 빚투(빚을 내 주식 투자) 청년층과 고령층의 대출 부실 위험이 빠르게 현실화하고 있다.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연체액이 폭증하면서 60대 이상 고령층에 집중된 우량주 담보대출의 반대매매 우려까지 겹치며 가계부채 전반의 부실 뇌관이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작년 말 대비 8.5% 늘어나는 데 그쳤으나 같은 기간 연체액은 33.2%나 급증했다. 일반 신용대출 역시 잔액은 3.6% 증가했지만 연체액은 19.4% 폭발적으로 늘었다.
연령별로 보면 청년층과 고령층이 직격탄을 맞은 양상이 뚜렷하다. 지난 6월 말 기준 마이너스통장의 전체 연체율은 0.22%였으나 20대 이하는 0.33%, 60대 이상은 0.37%를 기록하며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일반 신용대출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확인됐다. 전체 신용대출 연체율이 0.35% 중 20대 이하와 60대 이상의 연체율은 각각 0.67%와 0.59%까지 치솟았다. 반면 경제 활동이 활발한 30~50대의 연체율은 전체 평균을 밑돌아 뚜렷한 대조를 이뤘다. 은행권은 증시 과열 국면에서 무리하게 레버리지를 일으킨 취약 연령층 차주들이 최근 주가 조정으로 원리금 상환 불능 상태에 빠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은행 대출뿐 아니라 증권사에서 보유 주식을 담보로 현금을 빌리는 증권담보대출 부실 리스크도 고조되고 있다. 이 위험은 60대 이상 고령층에 압도적으로 집중돼 있다.
5월 말 기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시가총액 상위 5개 종목을 담보로 한 대출 잔액은 약 2조902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전체의 63.0%에 달하는 약 1조8283억원을 60대 이상이 차지했다. 반면 20대 이하 비중은 1% 미만에 불과했다.
최근 삼성전자 주가가 불과 40일 만에 고점 대비 반토막이 나는 등 반도체주 중심의 급격한 가격 조정이 일어난 것이 가장 큰 뇌관이다. 주가가 하락해 담보 유지 비율을 밑돌 경우 증권사의 임의 상환(반대매매)이 실행될 수 있다. 빚을 내 투자한 고령층의 막대한 자산 손실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전문가들과 당국은 현재 상황이 단순한 개인의 투자 실패를 넘어 금융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될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레버리지 투자가 사상 최대치로 누증된 상황에서 주가 조정 시 쏟아지는 반대매매 매물이 시장의 변동성을 다시 키우는 악순환을 낳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관련 자료를 분석한 이종욱 국민의힘 의원은 “증시 과열로 쌓인 빚투 청구서가 경제적 방어력이 약한 청년층과 고령층에 먼저 날아들고 있다”며 “이는 가계부채 부실로 번질 수 있는 뚜렷한 위험 신호인 만큼, 금융당국이 취약 차주 건전성을 즉각 점검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형연 기자(jhy@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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