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 시즌3 한 장면. 넷플릭스 제공.
‘오징어 게임’ 시즌3 한 장면.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가 세계적인 흥행작 ‘오징어 게임’의 미국판 제작을 사실상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할리우드 거장 데이비드 핀처 감독이 연출을 맡을 것으로 알려지면서 큰 관심을 모았지만, 넷플릭스의 콘텐츠 전략과 우선순위가 바뀌면서 수년간 개발해 온 프로젝트가 결국 제작 단계로 넘어가지 못하게 됐다.

8일(현지시간) 미국 연예 매체 더 플레이리스트와 기즈모도 등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오징어 게임’ 미국판 스핀오프인 가제 ‘헤클러’(Heckler)를 더 이상 제작하지 않기로 했다.

‘헤클러’는 영화 ‘파이트 클럽’, ‘조디악’, ‘나를 찾아줘’ 등을 연출한 핀처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영국 드라마 ‘유토피아’의 작가 데니스 켈리가 각본을 맡는 프로젝트로 추진돼 왔다.

당초 ‘헤클러’는 영국에서 제작될 예정이었으며, 올해 촬영에 들어갈 가능성도 거론됐다. 특히 ‘오징어 게임’ 시즌3 마지막 회에서 미국판 제작 가능성을 암시하는 듯한 장면이 등장하면서 기대감이 커졌다. 극 중 프론트맨(이병헌)이 로스앤젤레스(LA)의 한 뒷골목에서 할리우드 배우 케이트 블란쳇이 딱지치기를 하는 모습을 목격하는 장면이다. 해당 장면은 미국을 배경으로 한 새로운 ‘오징어 게임’의 가능성을 암시한 것으로 해석됐다.

하지만 넷플릭스 내부의 경영진 교체와 장기간에 걸친 프로젝트 개발 과정에서 콘텐츠 전략의 우선순위가 달라진 것으로 전해졌다.

넷플릭스가 미국을 배경으로 한 대형 스핀오프를 제작하기보다 각국 시장의 문화와 시청자 취향에 맞춘 현지화 콘텐츠에 보다 집중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오징어 게임’의 미국판뿐 아니라 특정 국가를 배경으로 한 별도의 스핀오프 제작도 현재 구체적으로 진행되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현재 특정 지역을 배경으로 한 ‘오징어 게임’ 스핀오프가 제작되고 있는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오징어 게임’은 이정재와 이병헌 등이 출연한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로, 넷플릭스 역사상 가장 성공한 콘텐츠 가운데 하나다. 2021년 공개 직후 전 세계적인 신드롬을 일으켰으며, 한국 작품으로는 처음으로 2022년 크리틱스초이스 시상식에서 수상했다. 같은 해 미국 방송계 최고 권위의 에미상에서는 작품상 등을 포함해 6관왕에 오르며 한국 콘텐츠의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했다.

이번 미국판 제작 중단은 넷플릭스가 글로벌 히트작의 세계관을 확장하는 방식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미국 시장을 겨냥해 기존 인기작을 현지화하는 방식보다는 각 지역에서 독자적인 이야기를 발굴하고 해당 시장의 시청자에게 맞는 콘텐츠를 만드는 데 무게를 두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김대성 기자(kdsu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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